김 "정부와 화성시에 이전 강하게 요청" VS 채 "정치생명 걸더라도 이전 안 돼"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채인석 화성시장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진표 국회의원을 향해 “정치적 생명을 걸고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수원군공항 이전과 관련, 자신에게 시장으로서 중립을 지키라고 요구한 김진표 의원에 대한 정면 반박이었다.

동시에,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불이익을 받더라도 군공항이전을 막겠다는 배수의 진을 내보인 것이다.  

▲ 수원군공항이전과 관련, 21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김진표 의원을 향해 '내정간섭'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채인석 화성시장.
채 시장은 21일 오전 11시 시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을지훈련연습으로 노란색 점퍼를 입은 그의 모습은 한층 비장해 보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김진표 의원이 마치 대통령의 대변인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화성시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채 시장은 “김진표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이 최근 ‘새정부 국정운영정책설명회’라는 행사를 열고 ‘화성시는 국익을 생각해 군공항을 받아들이라 했다’”며 “55년간 매향리 미 공군사격장에 고통을 받고, 수원전투비행장과 오산전투비행장의 소음에 짓눌리면서도 국가안보를 위해 묵묵히 감내한 화성시민에게 할 말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채 시장은 그러면서 김진표 의원이 수원의 이익을 위해 화성의 피해를 강요하고 있다고 정면 비난했다.

채 시장은 “‘군공항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김진표 의원이 수원시의 지역 이익을 위해 대표 발의했다”며 “수원군공항이전이 시작부터 얼마나 정의롭지 못했는지 김 의원은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과정에서도 화성시 한 곳만을 콕 집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해왔다”며 “국익이라는 미명하에 수원의 이익을 탐하면서, 화성의 미래를 말살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가 추구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입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한 김 의원을 향해 “화성시의 미래와 70만 화성시민들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군공항이 들어온다는데 ‘화성시장은 빠져 있으라’는 말에 분노를 넘어 큰 슬픔까지 느꼈다”며 “주민 의견을 대표하는 시장에게 ‘중간에 가만히 있으라’는 말 또한, 정치인이 할 말이 아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중립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의 행동이 선을 넘었다는 채 시장의 비난은 계속됐다.

채 시장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낸 김 의원을 향해 “대통령의 생각으로 오해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지난 17일 수원시 새정부 국정운영정책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김진표 국회의원.
앞서 김 의원은 화성시가 수원군공항이전에 협조한다면, 화성 향남과 동탄간 철도 건설에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의 그러한 발언 등을 두고 채 시장은 “군공항을 받으면 향남~동탄간 철도를 넣어주겠다는 것은 우리 시민을 현혹시키고 민-민 갈등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채 시장은 또 “김 의원이 주민투표로 찬반을 묻겠다고 했는데, 우리 화성시민들을 분열시키는 주민투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채 시장은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저는 정치적 생명을 걸고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성시민의 갈등과 분열을 볼모로 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시 이전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진표 의원은 지난 17일 수원시가 연 ‘새정부 국정운영정책설명회’에서 “수원·화성 군 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민도 있지만 찬성하는 시민도 있다”면서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화성시와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찬반 투표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채인석 화성시장에게 군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해 중립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며 “정부와 화성시에 국익을 생각해서 이전을 고려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한 화성시가 군공항이전에 협력을 한다면, 화성 향남과 동탄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에 협력할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채인석 화성시장은 이달 29일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국방부를 찾아가 군공항이전 반대 의사를 분명히 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