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市 공무원 실랑이...화성시 "자치권 침해" VS 수원시 "주민이 요청"

▲ 지난 8일 군공항이전 설명회를 둘러싸고 화성시 공무원들과 수원시 공무원들이 대립하며 맞서고 있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수원군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이전을 성사시키려는 수원시와 이전을 막고 나선 화성시가 점점 험악해 지는 분위기다.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경 화성시 우정읍 조암리. 수원시 공무원 10여 명이 마을에 등장하면서 소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곳에서 주민들에게 군공항이전 설명회를 하려 했다. 군공항이전으로 인한 지역 지원계획 등을 설명하며 주민들을 설득하려 했던 것. 

그러나 군공항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 주민들과 공무원, 시의원들이 수원시 공무원들을 막아서며 양 측의 실랑이가 벌어졌고 설명회는 결국 무산됐다.

화성시는 수원시의 이러한 행동이 ‘자치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수원시가 설명회 개최 하루 전인 지난 7일 오후 일방적 통보형식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와서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주민설명회 및 수원시 공직자의 화성 관내 활동에 대해 불가하다’는 답신 공문을 즉시 보냈다”며 “(그럼에도 설명회를 추진한 것은) 자치권을 침해하는 비도덕적 행정행위”라고 수원시를 비난했다.

박민철 화성시 군공항이전대응 담당관은 “시의 명확한 입장에도 수원시가 설명회를 강행한 것은 명백한 자치권의 침해이자 월권행위”라며 앞으로도 “수원시 공무원의 관내 활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수원시는 화성시의 공문을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10일 “화성시가 금요일(7일) 공문을 보냈다고 하는데, 일요일에 접수 됐다”고 밝혔다.

수원시는 또 군공항이전에 찬성하는 화성주민의 요청으로 설명회를 열게 됐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군공항이전 찬성 조암발전위원회에서 지난 3월 두 차례 수원시를 방문해 군공항이전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164명의 찬성 주민 명부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설명회 날짜와 장소도 조암발전위원회 측에서 정해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화성시는 수원시가 말하고 있는 조암발전위원회의 정체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우정읍 주민들조차 ‘군공항이전 찬성 조암발전위원회’를 잘 모른다”며 “평택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C씨 등 외지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설명회 현장에서는 화성시 공무원들과 김혜진 시의회 군공항이전반대 특위위원장, 김국진 우정읍이장단협의회장을 비롯한 군공항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 관계자 60여 명과 수원시 공무원과 군공항이전 찬성 조암발전위원회 관계자들이 편을 나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수원시는 앞서도 화성에서 설명회를 수차례 열며 화성시를 자극한 바 있다. 

이에 화성시는 지난 3월 수원시와 국방부에 자치권을 침해하는 비도덕적 행정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는 항의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화성시는 “수원전투비행장의 화성이전이 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발전과 서해안의 생태환경을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해당사자인 수원시가 지속적으로 부당한 간섭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향후 화성지역에서 설명회 개최와 관련, “화성시와 먼저 협의를 한 후에 설명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