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왜 이전해야 하는가? 대한민국이 G7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수원군공항 이전에 따른 파급력은 얼마나 될까?

염태영 수원시장은 국방부가 지난달 수원군공항 이전이 ‘적정’하다는 판정을 내리자 “군공항 이전사업은 정조의 화성축성 이래 수원 도시발전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라고 평했다.

불가능해 보였던 수원군공항 이전은 김진표 전 국회의원이 배후에서 발판을 마련했다. 

현역시절 오랫동안 국방부와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내용을 조율해온 그는 19대 국회 들어 마침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오랜 숙원은 현실로 다가왔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니다.

김 전 의원은 왜 수원군공항이 이전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부터가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 김진표, "수원군공항 이전으로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들 수 있다. 수도권에서도 유일하다"

Q. 반갑습니다. 우선 지난 선거이후 근황이 궁금하다. 
 
운동을 많이 했다. 수원 영통에 있는 체육문화센터에서 수영을 주로 한다. 메르스 때문에 요 며칠은 등산을 했다. 대학 두 곳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조용히 지내고 있다(웃음).

지난 큰 선거에서 실패를 했다. 결과적으로 나를 지지해준 많은 유권자들의 기대를 배반했다.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나서는 일을 줄이고 자중하며 지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정책전문가가 부족하다 보니까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그런 범위 내에서는 당을 도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당시에는 국정자문회의 의장을 맡아 일을 하기도 했다.

Q. 현역시절 수원군공항 이전에 적극적이었다. 지역구도 아닌데 왜인가?

원래는 정치인 출신이 아니었다.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냈는데 김대중 대통령 임기말 청와대에서 불러 정책기획수석으로 들어갔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시절 경제부총리를 하며 정치를 하게 됐다.

수원군공항을 옮기는 것이 정치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시민들께 그런 말씀을 드렸다.

수원군공항을 옮기는 것이 문제가 아니고 떠나고 난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큰 일이다.

정치를 하게 되면서 군공항을 이전하고 그 곳에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일을 정치를 하는 큰 뜻으로 삼았다. 3대에 걸쳐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법을 만들고 19대 국회에 와서 통과시킬 수 있었다.

수원군공항 이전은 수원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드는 일이다. 군공항과 서울대농대, 농촌진흥청이 이전하는 부지를 연결하면 2000만평이 훨씬 넘는 공유지를 활용할 수 있다. 

그 벨트에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의 G15에서 G7으로 갈 수 있다.

정치적인 영향력이 필요한 일이고, 그 목표를 두고 30년 공직생활의 모든 역량과 경험을 쏟아 붓겠다고 결심했다. 

Q. 수원군공항이 떠난 부지가 왜 대한민국의 미래인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벌들의 독과점 때문에 지금 우리경제가 발전을 못한다. 정책지원을 해도 재벌들에게 다 빨려 들어간다. 특히 문제는 재벌들이 투자를 안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며 오래 경험한 사람들만이 직관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경제학자들도 잘 모른다. 

과거 재벌 1·2세대는 가난했기 때문에 잃을 것도 없었다. 무서운 것이 없으니까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했다.

그러나 지금 재벌 3·4세대는 몸을 사린다. 안정만을 따지고 남이 성공한 것만 따라하다 보니까 투자를 안 한다. 그래서 지금 경제가 어려워졌다.

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하는데, 지금 우리에게는 남들이 안하는 선구안을 갖춘 선행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그 길 밖에는 없다.

그걸 할 수 있는 지역은 수도권이 유일하다.

세계최고 수준의 원천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유수의 석·박사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성공이 달려 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원하는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는 정주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곳은 수도권밖에 없다.

수도권에서도 그 마지막 보루가 수원군공항 이전부지다. 수원군공항 이전부지는 나라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Q. 좀더 자세히 말해 달라. 이전부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수도권이라 하더라도 다른 곳은 땅값이 모두 평당 천만원이 넘어 간다. 땅값이 삼백만원이 넘으면 공장이나 연구시설을 지을 수가 없다.

그럴 수 있는 여건을 만들 수 있는 단 한 곳이 수원군공항 부지인데, 연접한 서울대농대와  농촌진흥청이 함께 이전한다.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다.

지금도 수원에는 광교신도시에서부터 IT·나노·반도체에 세계적인 테크노벨리가 있고 영통으로 이어지는 선에 삼성전자 협력업체가 수없이 들어와 있다.

이것을 수원군공항까지 연장하고 성균관대서부터 서울대농대와 수원군공항으로 이어지는 벨트에는 대한민국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건설할 수 있다. 

앞으로 블루오션의 산업은 두 가지다.

하나는 IT·나노·반도체이고 또 하나는 사람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소득이 높을수록 각광받는 바이오생명공학이다. 신약제조 산업도 그렇다. 수원군공항 부지는 향남제약단지와도 가깝다. 그러한 산업들을 유치해야 한다. 

세계 초우량 기업을 유치해서 우리와 합작투자를 하는 것이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수원군공항이 이전하면 가능해진다.

▲ 김진표, "투자 안하는 재벌 독과점으로 경제 어려워...선행적 투자와 참단산업 유치가 해법"

Q. 주민반대로 수원군공항 이전에 어려움은 없겠는가.

주민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문제는 법안을 만들때 투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놨다.

이전 조건을 정해서 공모를 하고, 공모에 의해 신청을 받으면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투표로 물어서 결정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다.

현역시절 법안을 마련할 당시 시장과 국방부에 강조했던 것이 항상 반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정치적인 상황 등으로 자치단체나 주민의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런 경우에 대비해서 서해 바다나 수심이 낮은 무인도를 영종도 공항과 같이 인공공항으로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봐라, 항상 정부예산을 가장 효율적으로 써야 하니까 돈이 얼마나 드는지 계산해 보라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그 방법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런 대안을 염두에 두고 공모를 한다면 군공항 이전에서 나오는 개발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에 해당 주민들도 어떠한 선택이 이익일까 더욱 신중히 따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전지를 선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Q. 수원군공항 이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음 총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여당입장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대로 정치를 그만두게 되면 우리가 야당의 상황에서 그만두는 것이니까 지난 10년의 정치인생 의미가 줄어든다.

그래서 다시 정치를 하게 된다면 2017년 대선에는 반드시 정권을 되찾아와야겠다는 마음이 있다.

수원군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도 지금 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일은 시정부 차원만의 역량을 벗어난다.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더 크다. 중앙정치무대에 복귀하게 되면 이 일을 풀어 가는데 정치적인 소명을 다하고 싶다. 

그러나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은 아니기 때문에 정치복귀는 전체적인 상황을 봐야 한다.

지역에 현역의원이 두 분 계시고 각 지역위원장들도 있다. 지금 총선을 이야기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옳지 않다.

수원의 선거구 획정이 되고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당이나 다른 후보자들이 필요로 하고 시민들의 요구가 있으면 거기에 따르는 것은 의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