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 채인석 시장. 오른쪽 염태영 시장.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염태영 시장의 수원시와 채인석 시장의 화성시 관계가 악화 일로다.

얼마전 수원시가 화성시공동형종합장사시설(가칭 함백산메모리얼파크)을 반대하고 나서면서 조성된 긴장 분위기는, 채 시장이 수원군공항 화성이전에 대해 강력히 거부의사를 밝히면서 정점에 이르렀다.

채 시장은 지난 7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수원군공항의 화성 이전이 결정될 경우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겠다”고 밝혀 주위를 술렁이게 했다.

반대할 수는 있지만 표현 수위가 강하고 고려할 여지가 없을 만큼 단정적이었다. 왜 그랬을까. 

앞서 수원시는 국토해양부에 화성시 역점 사업인 함백산파크 조성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불씨를 안고 있던 이 두 지자체의 갈등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분출됐다.

화성시 쪽에서는 “주민 반발로 염태영 수원시장의 입장이 곤란한 것은 이해하지만, 표현 수위가 예상을 넘었다”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중립을 지키던 염 시장이 결국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이재준 제2부시장의 의견을 따른 것 아니겠느냐”고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수원시와 화성시가 함께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이 문제다.

두 지자체의 갈등이 이대로 지속된다면 앞으로 손해를 보는 쪽은 화성시보다는 수원시가 될 확률이 크다.  

당장 수원의 미래가 걸린 수원군공항 이전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화성은 가장 강력한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지다. 수원시 관계자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며 화성시 쪽도 마찬가지다.

두 도시간 협력사업 어려워져...두 도시 사이 나빠지면 손해보는 쪽은 수원

그러나 채 시장은 칼을 빼 들었다.

이전지가 화성으로 확정될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수원군공항 화성이전을 강력히 거부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확히 수원시가 함백산파크를 반대한다고 정부에 이야기하고, 서수원 주민들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이를 ‘긴급’ 보도자료로 발표한지 불과 13일째만의 일이다.   

채 시장의 역공은 표현도 강했다.

채 시장은 군공항 이전을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겠다”고 했으며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화성의 이익과 주권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동안 정미경 국회의원(수원권선)의 공세에 줄곧 시달렸던 채 시장이 수원시 입장발표를 기점으로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전까지 채 시장은 수원군공항 이전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전 후보지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채 시장의 이날 발언은 국방부로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강력한 후보지인 화성의 입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수원군공항 이전을 관심 있게 바라보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막연한 추측이지만 “수원군공항이 화성으로 이전할 경우 상황이 이렇게 된다면 수원시가 막대한 지원금을 화성시에 더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수원시 예상보다 수백억, 천억 대가 넘는 돈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시 쪽에서도 군공항 사정에 밝은 한 공무원은 같은 질문에 직접 답은 안했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수원군공항 이전뿐만 아니라 수원시가 의회를 중심으로 적극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수원·화성 통합도 당분간 말조차 꺼내지 못할 지경이 됐다.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단체장 간의 합의나 의회 간 합의, 주민투표 등 방법이 있는데 이 같은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