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보좌관 대거 시도의원 만들어 놓고 오산 한 손에 주무르며 권력 과시

▲ 안민석 국회의원이 지난 9월 정치자금 불법수수 혐의를 해명하라는 시민단체 시위를 불편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안민석 국회의원이 자신의 보좌관 출신 지역 정치인들을 마치 ‘머슴’처럼 부리고, ‘안민석 사단’이라 불리는 이들 시도의원들은 안 의원의 하수인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안 의원이 자신의 측근들을 대거 오산정계에 진출시켜 놓고, 이들을 한 손에 주무르면서 오산발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산시의회 새누리당은 22일 성명을 내고 “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안민석 국회의원의 2중대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새정치 의원들이 국회의원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면서 안민석 국회의원을 비롯한 곽상욱 오산시장, 오산지역 새정치 시의원들이 “오산시 재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오산시 내년 예산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영근 의장을 비롯한 새정치 의원들은 이른바 ‘안민석 예산’을 사수하기 위해 의회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시의회 새정치 의원들은 21일 오산UN초전기념평화공원 조성사업과 미니어처 테마파크 사업 등 안민석 의원의 관심사업 예산을 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단독 처리했다.

앞서 안민석 의원은 이달 초 문자메시지와 현수막을 통해 이 사업 예산들을 확보했다고 공표한 바 있는데, 만약 이 사업 예산이 시의회를 통과하지 않았다면 안 의원이 크게 곤란해질 상황이었다.

새정치는 사업예산을 일단 통과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고, 새누리는 도비 등이 확실히 편성될 때까지 예산반영을 추경때까지 늦춰도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안민석 예산’을 놓고 의회가 파행을 겪자 오산지역 시민단체도 크게 반발했다.

새정치 시의원들이 안 의원의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시 재정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산시행정개혁시민연대는 “오산시 재정자립도가 2010년 60%대에서 현재 33%정도로 떨어졌는데도 새정치 의원들이 시 재정을 고려치 않고 ‘안민석 예산’을 날치기로 통과시켰다”며 “국민 감사청구와 주민소환운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균형을 잃은 안민석 의원과 ‘안민석 사단’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오산 시도의원들이 시민의 대표라기 보다는 안 의원의 대변자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 '안민석 사단'으로 불리는 오산시도의원들이 안민석 의원 정치자금 불법수수 혐의에 대해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재훈, 김영희, 송영만, 문영근, 손정환, 장인수 의원.
전 오산시의원 A씨는 “안 의원이 지방의원들을 머슴처럼 부리고, 지방의원들은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고 하수인 노릇을 하면서 오산이 망가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안민석 의원이 오산 시도의원들을 ‘머슴’처럼 부리고 있다는 비난은 예전부터 새어 나왔다.

안 의원은 지난 2013년 공중파 시사고발 프로그램인 MBC 시사매거진2580 ‘우리는 머슴입니다’ 편에서 공천을 운운하며 시도의원들에게 막말을 하고 비하하는 영상이 방영돼 망신을 사기도 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19대 총선을 앞두고 있던 2012년 3월경 자신의 선거대책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시의원에게 “공천 누가 줬냐? 앞으로 정치 계속 안 할 거냐”며 학생 다루듯 혼내는 녹음파일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역시 지난 2012년 3월경 오산시와 시 보조를 받는 업체의 유착의혹을 캐묻는 시의원에게 자신의 선거가 끝날 때까지 문제를 삼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하는 녹음파일도 파장을 몰고 왔다.

올해에는 추경예산 심사 중인 문영근 시의회 의장이 안민석 의원이 주최한 학부모 간담회에 업무를 제쳐두고 달려가면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안 의원은 또 올해 8월 북한과 긴장감이 정점에 올랐던 국가 비상시국에 자신의 보좌관 출신 시도의원들을 대동하고 지역향우회 야유회에 따라가서 전북 부안군수에게 ‘노래 한곡에 100억’ 발언을 했다가 전국적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안민석 사단’은 요즘 오산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안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거나 측근인 오산지역 시도의원 등을 칭하는 말이다.

오산시의회 문영근 의장을 비롯해 손정환, 장인수 의원이 안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김영희 비례대표도 안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오산에 두명 있는 도의원도 안민석 사단으로 통한다.

조재훈 의원은 안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고, 송영만 의원은 안 의원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다.

경기도 정계 한 관계자는 “오산 국회의원의 측근 밀어주기가 도를 넘었다. 이 정도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고 중앙에도 알려지면 논란이 될 것”이라며 “권력독점에 대한 집착이 지나치거나, 누구 눈치도 보지않는 국회의원의 오만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