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캐는 시의원한테도 “총선 3주 남았는데 이야기 안 나오게 해 달라”

청탁 통했나? 경찰수사 흐지부지 종결...이후 검찰수사로 업체 대표 구속

안민석 국회의원(오산·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총선 당시 경찰서장에게 비리업체 수사를 무마해 달라고 청탁을 했다는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예상된다.

녹음파일 속 두 주인공은 안민석 의원과 당시 오산시의회 의원이었던 A씨이다.

공개한 녹취는 제보자 보호를 위해 A의원의 목소리를 변조했으며, 부분적으로 A의원의 답변 부분과 A의원의 실명이 거론된 부분을 삭제한 것을 제외하고는 파일원본 그대로이다.

통화시점은 지난 2012년 3월 22일경으로, 총선을 3주 정도 남겨 두고 있었다.

A의원은 당시 특혜시비가 일었던 00교통의 비리를 집요하게 캐고 다니고 있었다.

A의원은 이 통화가 있기 10여일 전 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정질문을 통해 00교통의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00교통은 당시 경찰의 수사 선상에도 오른 상황이었다.

화성동부경찰서는 2012년 2월 말경 오산시청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이 회사 대표와 노조위원장을 불러 한 차례 조사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00교통은 당시 경찰수사와 시의회의 동시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 의원은 A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00교통이) 문제가 있더라도 (지적하려면) 선거가 끝나고 난 다음에(하라)”고 부당한 압력을 넣고 있다.

안 의원은 또 “경찰서장한테도 부탁을 했다”고 말했다.

00교통이 처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안민석 의원이 직접 나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안 의원의 발언 중에는 주목할 부분이 나온다.

안 의원은 “(총선이) 앞으로 3주일 남았으니까 3주일 동안에는 이 이야기가 일체 지역에서 안 나오도록 협조를 해 달라”고 말했다.

안 의원이 자신의 말처럼 경찰수사에 부당한 개입을 했다면, 총선과 맞물려 안 의원과 00교통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었냐는 의심도 충분히 할 수 있다.

6대 오산시의회 의원을 지냈던 A씨는 “당시 총선을 얼마 안 남기고 00교통의 문제를 지적하는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안 의원의 요구가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안 의원의 부탁이 통했는지는 모르지만 화성동부서는 이후 별다른 성과 없이 수사를 내부 종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00교통은 그러나 지난해 수원지방검찰청 특수부가 직접 수사를 벌인 끝에 올해 1월 재판에서 업체 대표와 노조위원장이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업체 대표는 교통보조금을 횡령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형과 함께 추징금 22억원을 선고받았다.

노조위원장은 업체 대표로부터 노사협상 과정에서 회사에 유리하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안민석 의원과는 통화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