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언기회를 달라고 항의하고 있는 김명철 시의원(뒷모습). 김 의원에게 '뭐하는 거냐'고 삿대질 하는 문영근 의장(맨 위).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고 있는 장인수 의원.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안민석 국회의원(오산·새정치민주연합)의 보좌관 출신 정치인들, 이른바 ‘안민석 사단’이 오산에서 논란의 정점에 섰다.

이들이 오산발전에 득이 되고 있는지 아니면, 지역 국회의원의 물불 안가리는 ‘총선 도우미’를 자처하며 오산발전에 독이 되고 있는지 판단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오산정가에는 안민석 국회의원의 일이라면 그야말로 때와 장소를 안 가리고 안 의원의 요구와 부름에 응답하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 바로 ‘안민석 사단’이다. 

오산시의회 문영근 의장과 손정환·장인수 시의원, 조재훈 도의원은 모두 안 의원의 보좌관이나 비서관을 지내고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의회에 입성했다.

송영만 도의원과 김영희 비례대표 시의원도 모두 안 의원의 가까운 측근이다.

오산시의회는 전체 7석 중 새정치 4석이 모두 안 의원의 측근들로 채워졌다.

오산에 두 명 있는 도의원도 모두 ‘안민석 사단’으로 불리는 인사들이다.

김진원 전 시의회 의장이나 최웅수 전 시의회 의장, 최인혜 전 시의회 부의장, 박동우 전 경기도의원 등 안 의원과 반목했던 인사들은 탈당을 하거나 공천을 받지 못해 지난 선거에서 모두 물갈이됐다.

‘안민석 사단’이 오산정가에 진출하고 난 이후, 이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일하고 있을까. 시민일까? 안민석 의원일까?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떼려야 뗄 수 없는 보좌관 꼬리표

안민석 사단이 아무리 안 의원의 배경으로 공천을 받는데 유리했다 하더라도, 투표는 주민이 했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오산시민의 대표라는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안민석 사단은 그러나 안 의원과 관련된 일이라면 비난받을 일이라도 맹목적인 충성을 보여주고 있다.

안민석 사단은 지난 8월 22일 안민석 의원이 지역향우회 야유회 자리에서 부안군수에게 ‘노래 한곡하면 100억을 주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당시에도 안 의원을 따라 전북 부안 고사포 해수욕장까지 내려갔다.

당시 국가 비상사태였고 지방의원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시의회 문영근 의장과 손정환, 장인수 시의원, 조재훈 도의원이 바로 곁에서 종일 안 의원을 보좌했다. 안 의원의 보좌관 시절 바로 그 모습대로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9월 9일에는 문영근 의장이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오산시의회는 이날 추가경정예산 심의가 한창이었지만 문 의장은 안 의원의 호출에 지체 없이 예산심사 현장을 떠나 안 의원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안 의원은 당시 세미초등학교 학부모들과 학교주변 교통안전 시설 설치 문제를 놓고 간담회를 마련했었다. 

당장 시의회 의장이 시 살림살이보다 안 의원 체면을 세워주는데 더 신경 쓰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다. 

‘의회민주주의 훼손’ 비난 감수하고 ‘안민석 관심사업 예산’ 지키기 총력...“시 살림은 어쩌라고...총선도우미 아니냐” 비난

‘안민석 사단’이 안 의원의 홍위병 또는 총선도우미 아니냐는 거센 비난은 최근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21일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자리에서 시의회 새정치 의원들은 ‘안민석 의원 관심 예산’을 사수하는데 매우 강경했다.

방법이 문제였다. 의회 전체 7석 중 3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입장을 아예 무시하는 태도가 비난을 불러왔다.

새누리 김명철 의원은 이날 본회의장에서 미리 신청한 5분 발언의 기회를 달라고 문영근 의장에게 거세게 항의하다 결국 억울함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회의장에서 쓰러져 119 구급대 들것에 실려 나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김명철 의원은 “안민석 의원의 관심 예산이라고 해서 묻지마식 편성은 안 된다”고 항변할 예정이었다.

또 안 의원을 향해서도 더 이상 시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촉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문영근 의장은 김명철 의원의 발언을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방청석에서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비난이 나왔지만, 문영근 의장은 김명철 의원을 향해 오히려 소란을 피우면 회의장에서 끌어내겠다며 맞불을 놓았다.

김 의원이 실려 나가고 난 이후 의회 새정치는 단독으로 ‘안민석 관심사업’이 포함된 내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문영근 의장을 선두로 시의회에 포진한 새정치 의원들은 의회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비난을 들었을지언정 안민석 의원이 미리 성과사업으로 공표한 사업 예산을 지키는데는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오산시와 오산시의회가 ‘안민석 예산’을 무리하게 편성함에 따라 오산시 재정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오산시행정개혁시민연대는 21일 성명을 내고 “오산시의 재정파탄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새정치 안민석 국회의원과 곽상욱 시장, 시의원들이 불순한 시도를 즉각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국민감사청구와 주민소환 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특히 이번 예산편성 과정을 보면 의회 새정치 의원들이 시 살림 걱정은 안하고 국회의원 성과사업에만 열을 올리면서 총선을 돕기 위한 도우미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홍위병이나 다름없는 역할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산시의회 새누리당 또한 22일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회의원의 2중대로 전락한 오산시의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시민들께 석고대죄 하라”며 “시의원의 본분과 의무를 져버리고, 국회의원 하수인 노릇을 자처한 새정치 시의원들에게 그 부당성과 잘못을 따지고, 그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