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 최고조였던 22일 해수욕장 놀러가서 부안군수에 망언

▲ 안민석 국회의원이 남북한 대치 국면이 최고조에 달했던 22일 지역향우회 야유회에 따라가 망언으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자료사진)

“놀러간 시점이나 가서 하는 행동이나 정치인으로서 자질 의심” 비난도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야유회에 동행...“내년 총선 지역관리 아니겠는가?”

(미디어와이 = 박정민·홍인기 기자)   안민석 국회의원(오산·새정치민주연합)이 남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2일 지역향우회를 쫓아 한가롭게 해수욕장 야유회를 다녀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관리차원에서 따라간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은 안 가느니보다 못한 자리가 됐다.

안 의원은 이날 향우회원들 앞에서 듣기 거북한 자기자랑과 부적절한 망언으로 망신살을 톡톡히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향우회인 오산00연합회는 22일 회원 180여명이 전북 부안에 있는 고사포 해수욕장으로 하계야유회를 떠났다.

회원들은 이날 오전 7시 구 화성동부경찰서 앞 오산 유림사거리에서 버스 5대를 나눠 타고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침 일찍 이 자리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들이 나타났다.

오산지역 3선 의원인 안민석 국회의원과 문영근 오산시의회 의장, 손정환 시의원, 장인수 시의원, 조재훈 도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었다.

자리에 모인 오산지역 시도의원들은 모두 안 의원의 보좌진을 지내고 의회에 입성한 이른바 ‘안민석 사단’으로 통하는 인물들이었다.

연합회 한 관계자는 “향우회원들끼리 가기로 한 자리였다. 정치인들은 초대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날은 비상시국이었다. 안 의원이 아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관리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이들이 동행한 이유를 예상했다.

결국 ‘비상시국’을 뒤로 하고 안 의원과 시도의원들은 연합회원들과 함께 부안으로 향했다.

안 의원은 보좌진 2명과 따로 차를 타고 출발했고 시도의원들은 회원들과 함께 버스에 동승했다.

이들이 도착한 부안 고사포 해수욕장에는 또 다른 정치인들이 나와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전북도당 위원장과 김종규 부안군수, 부안면장 등이 현장에서 야유회에 합석했다.

일부 회원들은 왜 현지 정치인과 군수가 나왔는지도 의아했다고 했다. 아마도 안 의원이 사전에 연락해 놓지 않았겠느냐고 추측을 내 놓았다.

유 위원장은 평소 안 의원과 돈독한 친분관계라고 알려져 있는 인물. 현재 국회에서 안 의원은 예결위 야당 간사로, 유 위원장은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치적인 동지가 자리를 함께 해서인지 안 의원의 기분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고 한 회원은 전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안 의원은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10분여간 행사를 직접 진행했다.

사회를 보던 안 의원은 회원들에게 유 위원장을 소개했다.

유 위원장은  ‘무소속으로 두번 당선됐는데 안 의원 때문에 새정치연합에 입당했다...안 의원과는 형 동생 하는 사이’라며 친분을 자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안 의원은 마이크를 놓지 않았고 남의 잔치에 와서 ‘자화자찬’이 시작됐다고 회원들은 전했다.

일부 회원들에 따르면 “안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야당 간사라는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다”고 했다.

회원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야당 예결위 간사는 여당 예결위원장과 동급이다...간사가 되고 보니까 현직 장관도 굽신거린다...국회의원도 눈빛을 맞추려고 한다...권력이 뭔지 알겠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한 회원은 “남의 행사에 와서 자기 자랑이 심했다. 듣기에 거북했다. 전북도당 위원장이 나온 것도 그렇고 행사가 정치적으로 변질되는 느낌이었다”고 불만을 전했다.

일부 회원들의 불만을 뒤로하고 안 의원의 부적절한 발언은 계속됐다.

심지어 자리에 나와 있던 김종규 부안군수에게 노래를 한곡 부르라고 시켰다.

김 군수가 고사하자, 안 의원은 “노래 한 곡하면 부안에 예산 100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한 회원은 “김 군수가 노래를 고사하자 안 의원이 노래 한 곡하면 (자신이 예결위 간사니까) 예산 100억원을 주겠다고 했다. 100억 달려 있는데 안 할거냐...김 군수가 안 한다고 손을 흔드는데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유 위원장도 분위기를 띄웠다. 김 군수가 결국 ‘안동역에서’ 노래 한 곡을 불렀다”고 했다.

술을 마셨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안 의원이 야유회 분위기를 띄우려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이 ‘오만했다’고 말하는 회원들도 여럿인 만큼 그 발언 수위나 부안군수를 대하는 태도가 선을 넘었던 것은 확실해 보인다.

야유회에 참석했던 한 회원은 “이런 시국에 이런 자리에 와서 마치 자기 선거장에 와 있는 것처럼 어떻게 저럴 수 있나...정치인으로서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연합회 한 원로 회원은 “22일은 남북이 전시상황이었다. 을지훈련도 하고 있고 그런 시국에 시도의원도 그렇지만 국회의원의 처신이라고 보기에는 분명 부적절했다”고 비난했다.

안 의원과는 23일 여러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어렵게 연결된 안 의원의 한 보좌관은 안 의원과 통화를 하고 싶다는 요청에 “모든 인터뷰를 거절하겠다. 안 의원과 직접 통화하라”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