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측 "여론 왜곡해 주민투표 몰고가려는 비열한 정치 공작" 수원시 맹비난

▲ 지난 2015년 5월 7일 수원시청에서 열렸던 수원군공항이전 지원위원회 위촉식 때 모습. 앞 줄에 염태영 수원시장이 보인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수원시 산하 기구인 ‘수원군공항이전 지원위원회’ 위원이 화성에 군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시민단체를 조직하고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를 주민 투표대에 세우기 위해 수원시가 화성지역에서 여론 조성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화성시 측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수원시는 지난 2015년 5월 7일 제2부시장과 민간대표 1인의 공동위원장 체제로 ‘수원군공항이전 지원위원회’를 설치하고, 염태영 수원시장이 50명 위원들을 위촉했다.

민-관이 협력해 머리를 맞대고 군공항 이전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기 위해 설치된 시 산하 기구다. 지원위는 시 공무원과 시의원을 포함해 수원지역 각 계를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그리고 불과 얼마 후, 지원위 A씨는 그해 6월 화성지역에서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시민단체(수원군공항이전 화성추진위원회)를 조직했다. 이후 자신이 사무처장으로 단체 활동을 이끌며 지역에서 비등(沸騰)한 이전 반대 여론에 맞서고 있다.   

군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화성 범시민대책위의 활동이 수천 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가 특징이라면, 이들은 수원시와 협력해 마을 설명회를 열거나, 소수의 인원이 기자회견 등을 하고 이를 언론에 알리는 활동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한 마을별 추진위 조직과 홍보에도 관여하고 있는데, 화성추진위 위원들이 마을위 활동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찬반 양측의 덩치가 차이가 나지만, 화성추진위 등의 활동 덕분에 언론은 화성지역에서 군공항 이전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는 식의 보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반대 측은 이들이 군공항 이전 여론을 왜곡시키고 주민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A씨가 수원시의 군공항이전 사업을 담당하는 정책기구의 위원으로 밝혀짐에 따라 파문이 예상된다. 더구나 A씨는 수원시민이다. 

▲ 지난 2015년 7월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시민 2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던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 발대식 행사 모습.
A씨는 또한 ‘수원시광역행정시민협의회’(이하 수광협) 사무국장 신분인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관련기사 아래-'수원군공항 이전 추진 화성시민단체 뒷배경 의혹'> 수원에서 활동하는 A씨의 실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수광협은 지난 2013년 4월 수원시가 출범시킨 관변단체다. 수원시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활동하고 있으며 수원시의 관련 조례(수원시광역행정시민협의회 운영 조례)에 따라 운영된다. 위원들은 수원시의원, 시공무원 등을 포함해 수원시장이 위촉한다.

수광협 B대표위원장은 지난 2015년 5월 19일 군공항 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출범한 수원지역 민간조직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의 공동회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의 또 다른 공동회장은 A씨가 위원으로 있는 수원시 수원군공항이전 지원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C씨다.

연결고리를 찾아 올라가면 군공항이전 화성추진위(수광협),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 수원군공항이전지원위(수원시)가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세 단체들은 서로 설립된 시기(2015년 5~6월 사이)도 비슷하다  

그러한 관계가 밝혀지자 화성 쪽 군공항 반대 한 관계자는 “수원시가 직접 개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화성지역 여론을 왜곡해 군공항 문제를 주민투표로 몰고 가려는 비열한 정치공작”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수원시 측은 군공항 이전과 관련, 서로의 관련성 등을 모두 부인했다.

A씨는 “(거주지는 수원이지만 군공항 인근 화성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다.) 군공항 소음 때문에 주민들이 얼마나 피해를 보고 있는지 아느냐? 귀를 닫은 화성시와는 말이 안 통한다. 수원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수원시에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 정보를 얻기 위해 지원위에 들어간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수광협 B대표위원장 또한 화성에서 A씨의 활동이나, 군공항이전 추진과 수광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 공동회장을 맡았던 것은 수광협 대표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협의회는 발족만 시켜놓고는 공동회장직을 바로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또한 “수광협과 화성추진위도 전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수광협 사무국장 A씨가 비행장 소음으로 심각한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화성추진위는 수광협 사무국장으로서가 아니라 A씨의 소신에 따른 개인적인 활동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시 관계자 또한 “A씨의 화성추진위 활동은 수광협이나 시와는 상관이 없는 개인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