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공항 이전 찬성하는 화성시민단체 조직 주도한 인사가 수원시민단체 사무국장

▲ 수원군공항의 이전을 찬성하는 화성지역 시민단체의 조직을 주도한 핵심인사가 수원시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수원지역 시민단체의 사무국장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수원군공항 이전을 둘러싼 화성시와 수원시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가 군공항 이전을 위해 화성지역의 여론을 왜곡시키고, 주민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화성시 쪽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정황이 발견됐다.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화성지역 시민단체를 주도적으로 조직하고, 현재 활동을 이끌고 있는 핵심인사가 수원에서 폭 넓은 영향력을 자랑하는 시민단체 ‘수원시광역행정시민협의회’(이하 수원광역협) 사무국장 A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광역협은 지난 2013년 4월 수원지역 각계 50명이 참여해 출범했다. A씨는 이 단체의 출발부터 현재까지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실무 책임자다.  

수원광역협은 출범 당시부터 수원시와는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이해관계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무실 개소식 때에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참석해 축하하며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현재도 조찬 강연이나 토론회, 워크숍 등을 활발히 열고 있는데, 그러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수원시정연구원을 비롯해 시장, 부시장, 국장급 공무원, 시의원 등 수원시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며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는 수원시의 광역도시로의 발전 등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데, 수원군공항 이전도 이들의 주요 활동 목표 중 하나다.

수원시와 유기적인 협력 아래 워크숍과 토론, 강연 등을 하며 군공항 이전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화성지역에서 군공항 이전에 찬성하고 있는 시민단체인 ‘군공항이전 화성추진위원회’(이하 화성추진위) 사무처장도 A씨다.

화성추진위는 A씨가 조직을 주도했는데, A씨는 “2015년 6월 추진위가 결성됐고 현재 16명의 공동위원장이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러나 공동위원장 명단이나 전체 회원 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화성추진위는 국방부가 화성을 이전 예비후보지로 발표하기 전이었던 지난해 11월경부터 화성 쪽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활동 초기부터 얼마 전까지는 수원시의 협조 아래 화성지역 마을을 돌며 설명회를 열고 수원시의 지원 계획 등을 설명했다. 이를 통해 군공항 이전에 찬성하는 주민여론을 조성했다.

▲ 2013년 수원시광역행정시민협의회 사무실 개소식때 모습. 현판 아래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수원지역 시도 의원 등 수원시 관계자들이 모습이 많이 보인다.
최근에는 일부 주민들의 찬성 여론을 부각시키며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를 압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 주민들과는 마찰을 빚고 있다. 

화성지역에서는 화성추진위가 군공항 이전을 위해 주민여론을 왜곡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는 수원시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며, 단체 구성과 활동 배경에도 의문을 표하고 있다.

여론을 움직이기 위해 수원시 쪽 인사가 화성에다 ‘위장’ 시민단체를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A씨가 수원광역협 사무국장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러한 의혹과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A씨는 화성시민이 아니라 현재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수원시민으로 확인됐다.

A씨는 화성·오산·수원지역의 통합을 위해 지난 2011년 출범했던 화성·오산·수원 통합추진위원회의 3개시 공동위원장 가운데 수원위원장으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다.

A씨는 그러나 화성추진위가 수원시 측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거나 하는 등의 비난과 의혹은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A씨는 화성추진위가 “군공항으로 피해를 보는 화성 동부권 주민의 권리를 찾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면서 “(일부에서 정체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화성시가 반대를 하는 상황에서 수원시는 정보도 주고 (협조)한다. 누구랑 더 친하겠느냐”고 항변했다.

A씨는 또 거주지는 수원이지만, 군공항 비행기 소음이 심한 화성 동부지역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 또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도 군공항의 피해자인 만큼 화성지역에서 이전 목소리를 낼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