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준 부시장이 지난달 4일 수원군공항 이전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시장보다 더 많이 보여... 요즘은 부시장이 더 시장 같아”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을 두고 요즘 수원지역 정가에서 들리는 말이다.

없는 소리가 아니다. 이 부시장은 굵직굵직한 수원시 현안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주민과 만나는 일선 현장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수원역사상 화성 축성 이래 최대 사건이라는 수원 군공항 이전과 관련해서는 염태영 시장보다 앞장서서 거의 책임지다시피 일 처리를 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수원시의 이 부시장 띄우기는 다소 노골적이다. 공보실을 통해 언론에 노출시키는 빈도도 잦고 표현도 때로는 과장됐다.  

이 부시장은 지난 5월 14일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열린 국방부 수원 군공항이전건의서 평가위원회에서 프리젠테이션에 나섰다.

중요한 자리이기는 했지만 이를 두고 수원시는 같은 달 20일 이 부시장이 평가위를 설득한 “수원 군공항 이전 운명을 바꾼 최후의 프레젠테이션”이라고 제목을 달아 보도자료를 냈다.

주민들과의 만남도 잦아졌다.

이 부시장은 이달 1일부터 평동주민센터를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수원 군공항이전 동별 순회 설명회를 갖고 있다.

시는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군공항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평동에서는 주민들의 호응이 높았다는 뒷이야기도 나온다.

시 현안에 앞장설 뿐만 아니라 주민과의 만남이 늘자 ‘부시장이 마치 시장처럼 다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이 부시장의 움직임이 본격화 됐다는 해석이 많다. 또 시는 뒤에서 이 부시장을 은근히 밀어주고 있다는 것.

물론 분구를 추진하고 있는 수원지역의 경계조정이 선결 조건이지만, 최근 그의 행보를 놓고 볼 때 이 부시장이 권선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수원지역은 현재 시의회를 중심으로 시 경계를 현행 4개구에서 5개구로 조정하는 분구를 추진하고 있다.

분구 가능성이 있는 곳은 인구 27만이 안 되는 팔달구를 제외하고 나머지 권선, 영통, 장안 세 곳 모두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권선구가 분구가 될 경우 이 부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정미경 국회의원과 한판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

수원시가 최근 국토해양부에 화성시 종합장사시설에 건립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도 염 시장의 입장에 반해 이 부시장의 입김이 강력히 작용했다는 시청 내부 전언이다.

이를 두고 이 부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서수원권 주민들의 표심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부시장이 군공항 이전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강력한 변수도 있다. 김진표 전 국회의원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이 부시장의 행보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이 새로 생기는 한 자리를 놓고 총선에 뛰어들 경우 이 부시장은 장안구에서 이찬열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과 공천을 놓고 다툴 것이라는 일부 지역정가의 예상이다.  

팔달구는 이 부시장이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김영진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의 입지가 탄탄한 곳이다.

권선구가 분구가 되고 김 전 의원이 이 지역 총선에 뛰어들 경우 김 전 의원은 정미경 의원과 대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경우 이 부시장이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백혜련 현 새정치민주연합 지역위원장과 공천을 놓고 경쟁할 수도 있지만 장안구에서 출마할 수도 있다는 지역정가의 예상도 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영통구가 광교신도시를 중심으로 분구가 될 경우에도 나머지 한 자리는 김 전 의원의 출마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이 경우에도 이 부시장은 권선구 출마 가능성이 높지만 장안구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