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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시민단체가 뒤 흔든 유치원...한 순간에 ‘폐허’로 [연세숲유치원 사태]
홍인기  |  news@mediawh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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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5  17: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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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멀쩡했던 유치원이 불과 한 달여 만에 원아들은 모두 떠나고, 지금은 수풀만 무성한 폐허로 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부터 지속됐던 유치원휴업이 풀리자마자 올해 6월 갑자기 벌어졌던 일이다. 이곳 유치원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경찰은 최근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연세숲유치원 교사 A씨와 B씨, 시민단체 대표 C씨, 한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교육청 지부장 D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사건을 기소의견 송치했다. 

◇ 교사 처우개선비 놓고 벌어진 유치원과 교사의 갈등...코로나휴업과 경기도교육청 ‘갑질 행정’이 원인...비난 받을 곳은 교육청이었지만, 교사들 분노는 유치원으로 향해  

   
▲ 수풀만 무성한 폐허로 변한 연세숲유치원. 신축한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이곳은 한때 학부모들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사상 초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휴업으로 올해 3월부터 일선 민간 유치원 현장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휴업 촉발 당시 원격수업 등 빠르게 정부 대책이 나온 초·중·고교와는 달리 유치원에 대한 운영 지침이나 지원 방안은 따로 없었기 때문. 휴업이 언제 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에게 원비는 어떻게 받아야 할지, 교사 월급이나 관리 등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문제였다. 일선 유치원은 저마다 비상 자구책을 선택해야 했다. 

연세숲유치원은 휴업기간 학부모들에게 원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실제 3~5월 휴업기간 학부모들로부터 원비를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월에 선 수령한 3월 원비는 등원이 다시 시작됐던 6월 원비로 대체했다. 

교사들에게는 휴업기간 ‘무급휴가’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동의서도 받았다. 긴급돌봄에 나서는 교사들에게 실제 일한 날수만큼의 급여만을 지불하기로 한 것. 긴급돌봄을 신청한 아이들이 소수인 상황에서 교사들은 서로 돌아가며 출근했다. 급여는 평소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교사들 처지도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유치원도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유치원이나 교사들 모두 고통을 분담하자는 비상경영 체제였다는 것이 연세숲유치원의 설명이다. 나중 일이지만 연세숲유치원은 6월 문제가 불거지고 난후 아이들이 유치원을 퇴소할 때 휴업기간 2월 한 차례 받았던 원비도 학부모에게 모두 되돌려줬다.  

유치원과 교사들 간의 갈등이 촉발된 것은 정부의 뒤늦은 대책이 나오고서부터.   

경기도교육청은 4월 하순 경 휴업기간 사립유치원에 학부모 부담 원비의 절반 정도를 지원한다는 ‘한시적 지원’ 방침을 내 놓는다. 그런데 조건이 붙었다. 휴업기간 학부모들로부터 원비를 받지 않고(이미 원비를 수령한 유치원은 되돌려주는 조건), 교사들에게 코로나 휴업 이전대로 평소 수준의 월급을 지급한 사립유치원이 대상이었다. 

연세숲유치원은 한시적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한시적 지원금을 신청하고 받았더라면, 학부모들에게 2월 미리 수령한 3월 원비를 되돌려주는 일이나, 얼마 되지 않는 긴급돌봄비를 학부모들로부터 받지 않고도 교사들에게 3~4월분 정상치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재정적으로 유치원에 이익이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 유치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감시가 삼엄한 상황에서 보조금 부정 수령 논란에 휘말릴 우려가 있었다. 

연세숲유치원은 “한시적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휴업기간 실제 일주일에 1~2일 정도 출근한 교사들이 휴업기간 매일 출근을 한 것처럼 출근부를 허위로 작성해 교육청에 제출해야 했는데, 이는 나중에 보조금 횡령 등 형사상의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는 행위였다”며 “게다가 우리 유치원은 실제 출근한 일 수 만큼 급여를 수령하겠다는 무급휴가동의서까지 교사들에게 받아놨던 상태여서, 한시적 지원금 신청을 하기는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경기도교육청은 코로나 휴업으로 인해 교사들이 정상출근 하지 못하는 비상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지 않은 유치원의 교사들에게는 교사 처우개선비(담임수당 1인당 월13만원+기본급 보조 1인당 월52만원=월65만원)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일방적 지침을 내린다. 이는 유치원 VS 교사 간 갈등을 촉발시키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연세숲유치원은 유치원 경영이 평소와는 다를 수 밖에 없는 코로나휴업 기간이라는 점과 전체 사립유치원 교사들에게 동일하게 지급되는 해당 보조금의 취지를 고려할 때, 교육청 임의로 조건부 차별지원을 하는 것은 위법적 조치라고 반발했지만 도교육청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은 결국 7월 중순이 돼서야 법률자문을 받고 3~5월 휴업기간 지급하지 않았던 처우개선비를 교사들에게 한꺼번에 입금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연세숲유치원의 경우 이미 돌이킬 수 없이 파탄이 난 후였다.

◇ 경찰, 민원 제기한 유치원 교사들과 시민단체 대표 등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사건 송치 

   
▲ 전사노 소속 연세숲유치원 담임교사들이 원생들 가방에 넣어 보낸 학부모 알림장. 유치원 운영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 조사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사립유치원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사노) 소속 이곳 담임교사 A,B씨와 비리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이하 비범국) 대표 C씨, D씨 등 피의자들은 서로 공모해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유치원의 평판을 저해시켰거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9명 전원이 전사노 소속인 이곳 담임교사들은 지난 6월 아이들의 등원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하원하는 원아 가방에 ‘연세숲유치원 학부모님께 드리는 글’이라는 알림장을 넣어 보냈다. 

알림장에는 학부모들로 하여금 이곳 유치원 운영진이 3~5월 휴업기간 긴급돌봄에 나선 담임교사들에게 부당하게 무급휴가를 강요하고, 교사들은 3~4월 10만~20만 원대의 저임금만 받고 노동을 강요당했으며, 학부모에게도 유치원 측이 안 받아도 될 긴급돌봄비를 편법 수령하며 불이익을 준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그 배경에는 교사들이 교육청으로부터 처우개선비를 받지 못하게 된데 대한 불만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인관계를 분석하면 당초 처우개선비 집행에 대해 코로나 휴업으로 인한 유치원 현장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도교육청으로 향해야 하는 불만이었지만 그 화살은 유치원 운영자에게로 향했다. 

휴업기간 월 10~20만 원대 월급만 받았다는 교사들의 주장도 정확한 사실이 아니었다. 유치원에 확인결과 교사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각각 근무일수에 따라 3월에는 58만4800원부터 71만1690원(상여금 20만원 포함)까지, 4월에는 45만210원부터 51만1690원까지, 5월에는 127만2070원부터 149만3469원(상여금 40만원 포함)까지였다.

담임교사들은 또 알림장을 통해 유치원이 아이들에게 부실급식을 제공한 것처럼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특히 이 문제에 분노했다. 통학차량의 안전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알림장의 내용을 종합하면, 코로나 비상시국 당시 유치원 경영 사정을 자세히 모르는 학부모들이 보기에는 이곳 유치원이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비리 유치원으로 비춰질 수 있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피의자인 비범국 공동대표 C씨는 교사들 주장과 거의 동일한 내용의 허위의 사실을 내포한 게시물을 자신이 운영하는 단체 온라인 카페에 게시하고, 교사들과 함께 근로기준법 미준수와 3~4월 부당강요에 의한 급여삭감 등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근로감독청원, 국민신문고 진정, 용인교육지원청에 민원을 나눠 제기하는 등 유치원의 업무를 방해하고 부당한 위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유치원 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한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도교육청 지부장 D씨 또한 지난 6월 유치원이 마련한 학부모 간담회 당시 유치원을 찾아온 학부모들을 만나 유치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됐다. 

앞서서는 C씨와 A,B씨가 연세숲유치원 원장과 설립자 등을 상대로 교사들에게 무급휴가 동의서 작성을 강요하고, 부당이득을 취했으며, 부당노동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고발·고소를 진행했다. 하지만 C씨는 고발을 취하했고 검찰은 최근 A,B씨의 고소와 항고를 모두 이유가 없다고 보고 기각했다. 

A,B,C씨 등은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차례 전화연락을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모두 연락이 닿지 않거나 제대로된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 일방적이고 검증하지 않는 언론이 부채질...불과 한 달 만에 무덤처럼 변한 유치원...“반드시 책임 묻겠다”

   
▲ 경찰은 최근 전국사립유치원교직원노동조합 연세숲유치원 분회 공동대표 담임교사 A,B씨와 시민단체 대표 C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와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사건을 기소의견 송치했다.

교사 처우개선비를 놓고 빚어진 유치원-교사 갈등으로 연세숲유치원은 지금 183명 원아들이 모두 퇴소하고 수풀만 무성한 폐허로 변했다. 

6월 등원이 시작되고 학부모 알림장이 나간 후 학부모들은 일제히 유치원을 비난하고 나섰다. 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종편, 전국지, 지방지 등 수 많은 언론은 정확한 사실 검증 없이 교사들과 비범국의 주장을 그대로 실어 날랐다. 불과 한 달 만에 유치원은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로 몰렸다. 

6월 5일 최초 퇴원 원아가 발생했고, 9일 8명, 11일 42명, 12일 46명 등 원생들의 퇴원이 급속도로 진행됐다. 6월 말에는 1명의 원아만 제외하고 모든 원생들이 유치원을 떠났다. 남아있던 1명 원아도 8월 유치원을 나갔다. 

연세숲유치원 설립자 등은 유치원이 사실상 폐업하게 된 책임을 물어 9명 담임교사들과, C씨, D씨 등을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전사노 연세숲유치원 분회 공동대표 A,B씨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혐의로, 비범국 C씨를 역시 그와 같은 혐의로, D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각각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했다. 유치원 측은 형사고소와는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 사태를 보도한 언론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몇몇 언론은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과정에서 사실 검증 없는 일방 보도에 대한 과실을 인정, 기사삭제·정정보도 등 협의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찰조사 결과는 ‘허위 민원’이었지만....민원 이유로 뒤늦게 ‘특정감사’ 나온 경기도교육청...연세숲유치원 “특정감사 때문에 폐원허가도 못 받아”...‘짜고 치는 판’ 의혹 제기 

   
▲ 문이 굳게 잠긴 연세숲유치원 현관. 손길이 닿지 않아 거칠고 황량한 모습이다.

신축 건물을 지어 개원한지 불과 3년차. 예상치 못하게 사실상 폐업에 이르게 되면서 재산상 피해도 막대하지만, 이곳 유치원 설립자의 고통은 아직 진행 중이다. 유치원 관련 모든 것을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싶지만 도교육청으로부터 폐원을 허가받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유치원 교사노조와 시민단체의 민원 등을 이유로 8월 뒤늦게 이곳 유치원에 대한 ‘특정감사’에 돌입했다.    

게다가 12월 중순을 지나는 여직까지 특정감사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다. 연세숲유치원과 도교육청 감사관실에 따르면, 연세숲유치원은 도교육청 감사관실이 지적한 감사결과와 조치 사항에 불복, 현재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연세숲유치원을 현장 감사한 팀은 경기도교육청 공공감사단 3팀이다. 재심의는 감사결과 심의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다른 팀이 맡는다.  

감사 결과가 나오고, 연세숲유치원이 도교육청의 이행조치를 완료할 때까지, 혹은 유치원이 재심의 결과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도 결론이 날 때까지 유치원의 폐원 허가는 나지 않는다. 

연세숲유치원 측은 “민원의 내용이 허위사실 등 유포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사건이 송치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애초부터 도교육청이 ‘특정감사’를 나올 이유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E의원이 허위 민원을 이유로 특정감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특정감사의 목적이 무엇이든 처음부터 부당한 이유로 시작된 부당감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공공감사단 3팀 관계자는 “교사들이나 시민단체 민원 이외에도 학부모들을 직접 만나 민원을 접수했다”며 특정감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직접 만나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얼마나 되는지, 어디서 만나 어떤 내용의 민원을 접수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답변을 피했다. 

<기사 수정. 2020.12.15. 23:30, 최종수정 2020.12.17. 10:20. 2020.12.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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