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달러를 주고 간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청렴 시장’ 이미지로 화제가 됐던 채인석 화성시장이 궁지에 몰렸다.
시청 내에서 1000달러 돈봉투를 준 사람이 시청 공무원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20일 오전 <뉴스1>은 ‘채인석 시장에게 돈봉투를 건넨 이는 바로 채 시장과 함께 미국 여행길에 올랐던 시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채 시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제게 간단한 봉투를 전해 주신 분을 찾고 있습니다. 별거 아니니 시간 나실 때 읽어 보라고 하기에 민원서류인 줄 알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21일 연수를 끝내고 귀국 후 짐 정리하며 봉투를 확인한 결과 사진과 같이 미화 1000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봉투를 주신 분이 누군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라며 100달러 지폐 10장과 돈봉투를 촬영한 사진을 첨부했다.
채 시장은 “규정대로 우리 시 감사담당관실에 맡겨 놓겠습니다. 기간 내에 찾아가지 않으면 규정대로 처리토록 하겠습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로 채 시장은 뇌물을 거부하는 청렴시장 이미지가 부각됐다. 그러나 언론보도로 반향이 커지자 30일 돈봉투를 건넨 사람을 찾아달라며 화성동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에 따르면 채 시장은 지난달 11일 자신의 수행비서와 함께 인천공항에서 핀란드로 출국했다. 이어 매향리에 조성 중인 유소년야구장 구상을 위해 17일 미국에서 A과장과 B,C 팀장을 만나 펜실베니아와 뉴욕 등지를 방문하고 21일 귀국했다.
귀국 이후 8일이 지나 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달러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그러나 시청 내에서는 돈봉투를 건넨 사람이 바로 A과장이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떠돌았다.
채 시장의 글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자신에게 봉투를 건넨 사람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것도 믿기 힘들지만, 봉투 내용을 출장기간 내내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채 시장과 출장길에 동행한 시 공무원들에 대한 경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제 시선은 경찰에 쏠리고 있다.
경찰은 인천공항 CCTV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주 내로 조사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시청 공무원 소환 내용이라든지 CCTV 분석 등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동부서 수사과는 19일 “아직 조사 중이라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이번 주 내로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가 나오면 채 시장의 말처럼 공항 출국장에서 돈봉투를 건넨 사람이 실제 있는지, 아니면 채 시장이 부하직원에게 뇌물을 받고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SNS에 거짓말을 했는지 의혹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언론에 입장을 밝힐 수 있는 화성시청 관계 공무원들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A과장과 공보담당관, 시장비서실장 등은 모두 이 시각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