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인석 화성시장.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자신의 부정을 감추기 위한 한 편의 연극이었을까? 아니면 정말 몰랐을까?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달러를 주고 간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청렴 시장’ 이미지로 화제가 됐던 채인석 화성시장이 궁지에 몰렸다.

시청 내에서 1000달러 돈봉투를 준 사람이 시청 공무원이라는 소문이 나도는 가운데 20일 오전 <뉴스1>은 ‘채인석 시장에게 돈봉투를 건넨 이는 바로 채 시장과 함께 미국 여행길에 올랐던 시 공무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채 시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제게 간단한 봉투를 전해 주신 분을 찾고 있습니다. 별거 아니니 시간 나실 때 읽어 보라고 하기에 민원서류인 줄 알았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21일 연수를 끝내고 귀국 후 짐 정리하며 봉투를 확인한 결과 사진과 같이 미화 1000달러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봉투를 주신 분이 누군지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라며 100달러 지폐 10장과 돈봉투를 촬영한 사진을 첨부했다.

채 시장은 “규정대로 우리 시 감사담당관실에 맡겨 놓겠습니다. 기간 내에 찾아가지 않으면 규정대로 처리토록 하겠습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로 채 시장은 뇌물을 거부하는 청렴시장 이미지가 부각됐다. 그러나 언론보도로 반향이 커지자 30일 돈봉투를 건넨 사람을 찾아달라며 화성동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에 따르면 채 시장은 지난달 11일 자신의 수행비서와 함께 인천공항에서 핀란드로 출국했다. 이어 매향리에 조성 중인 유소년야구장 구상을 위해 17일 미국에서 A과장과 B,C 팀장을 만나 펜실베니아와 뉴욕 등지를 방문하고 21일 귀국했다.

▲ 채 시장이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미화 1000달러 사진.
귀국 이후 8일이 지나 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달러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시청 내에서는 돈봉투를 건넨 사람이 바로 A과장이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떠돌았다.

채 시장의 글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자신에게 봉투를 건넨 사람이 누군지 기억이 안 난다는 것도 믿기 힘들지만, 봉투 내용을 출장기간 내내 확인하지 않았다는 말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다.

채 시장과 출장길에 동행한 시 공무원들에 대한 경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제 시선은 경찰에 쏠리고 있다.

경찰은 인천공항 CCTV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주 내로 조사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시청 공무원 소환 내용이라든지 CCTV 분석 등 조사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동부서 수사과는 19일 “아직 조사 중이라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이번 주 내로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조사가 나오면 채 시장의 말처럼 공항 출국장에서 돈봉투를 건넨 사람이 실제 있는지, 아니면 채 시장이 부하직원에게 뇌물을 받고 나중에 문제가 될까봐 SNS에 거짓말을 했는지 의혹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언론에 입장을 밝힐 수 있는 화성시청 관계 공무원들은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A과장과 공보담당관, 시장비서실장 등은 모두 이 시각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