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하나의 가족입니다”

(미디어와이 = 이일수 기자)   수원시 다문화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바로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센터)다.지난 1995년 수원엠마우스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를 모태로 한 센터는 2011년 수원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공모에 선정되면서 다문화가정 지원업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이후 센터는 각종 상담사업, 센터사업, 방문교육사업, 특성화사업 등 다문화 가족이 소수인으로써 대한민국에 들어와 살면서 대한민국을 알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수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최병조(現 천주교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장) 센터장이 있다. 그는 고등동 성당에서 이민사목을 담당하고 있다. “이민은 이제 우리 이웃의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고 말하는 최병조 센터장과 만나 다문화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사대주의 의식, 국수주의적 생각을 버리고 인류를 하나의 가족으로 보는 ‘인류가족’ 사고를 가져야한다고 강조하는 최병조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수원시 다문화 가족 현황은.
수원시에는 현제 약 4만여 명의 외국인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수원시 전체 인구의 3.7%다. 경기도에서는 안산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외국인 주민이 많은 도시다. 이중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이는 3688명(2013년 6월 법무부 통계)이다.

제가 센터장으로 오기전에는 수원엠마우스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소 등이 있었고 2003년에는 한국어 교실이 개설된 바 있다. 지난 2007년 센터장을 맡은 후 모두 27개의 다문화가족 지원시설을 만들고 그들과 함께해오고 있다.

-센터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한마디로 ‘생애주기별 결혼이민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보면 된다. 즉 한국에 들어와서 정착하고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우선 한국어교육 받고 요리 교실, 예절교육, 법률 및 인권교육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해 이해를 넓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센터에서 가장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그룹별 자조모임을 통해 외롭고 힘든 이민자 생활을 각 국가별 혹은 취미별로 소위 동아리를 만들어 이민자들끼리 서로 소통을 통해 적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또 취업이나 창업교육을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도 하고 있다. 자녀가 태어 날 경우 방문교육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어교육, 가족생활지원 서비스를 통한 생애 주기별 결혼이민자 지원사업들을 펼쳐나가고 있다.

-센터장께서 특별히 다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1998년에 오스트리아로 유학을 갔다. 박사과정 차 갔는데 당시 저 스스로가 이민자가 되어 생활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이민자의 삶 자체가 부처같은 삶이다. 가족도 없고 마음 둘 곳도 없다. 이민자들이 소수자로서 얼마나 정착하기가 어려운가를 몸소 느꼈다. 그러면서 이민자와 같은 소수를 도와줄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한국에 들어와 지난 2002년부터 안산 원곡동 성당에 있으면서 다문화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했다.

-다문화 가정 이혼률이 해마다 늘고 있는데.
사람은 다 똑같다. 피부색만 틀릴 뿐이다. 다문화가족이란 이유에서 사회적 이슈화가 된 것이지 사실 우리나라 가정도 마찬가지다. 결혼은 남편과 아내, 서로 다른 문화가 만나는 것이다. 결혼이 성립하려면 서로간의 사랑, 동의, 계약이 있어야 된다. 이중 계약은 마지막 단계인데 서로 간의 사랑과 동의는 없고 계약이 우선 시 되기에 이혼율이 급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문화샘터에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후조치를 위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오기 전 각 나라에 한국문화원이 있어 미리 한국문화에 대해 알고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만 결혼이민자들의 이혼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듯하다. 결국 이 부분을 민간에서부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12년 NGO로써 필리핀에 한국 문화원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EIMA(Emmaus International Migrant Association)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가 올바르게 정착되려면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먼저 이민자가 정착하고 자활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그들의 가족을 초대할 수 없다. 일본과 오스트레일리아도 이민자 복지모델로 좋은 나라다. 이국인 타운을 만들고 그들의 2세, 3세가 터전을 잡고 생활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안고 가야할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문화에 대한 인식개선이다. 백인에 대한 ‘사대주의’의식을 버려야 한다. 국수주의적 생각을 지우고 인류를 하나의 가족으로 보는 ‘인류가족’이란 사고를 가져야한다. 다 똑같은 사람인데 피부색이나 나라로 판단하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소통을 하다보면 사람에 대한 통찰력이 생겨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인류가족’이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

-끝으로 수원시민께 당부하고픈 것은.
수원하면 ‘효’의 도시다. 효의 근원은 부모와 자식 간 소통을 통한 도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오는 결혼 이주자 대부분은 중국 베트남 등 유교 문화권에 속해 있다. 이들 또한 효에 대해 공감하고 있고, 실제로 결혼을 통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효’로써 결혼이주자들과 문화의 공감이 이뤘으면 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효’로써 아시아를 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