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동자 자살 진상조사위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긴급회의 소집 요구

지난 12월 21일 오전 8시30분 경, 최강서 조합원(만 35세)이 4층 노조사무실에 설치된 비상용 완강기에 목을 매 숨졌다. 최강서 조합원이 남긴 유서에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이후 사측이 노조파업에 대해 제기한 158억 원의 손해배상·가압류를 견디다 못해 결국 죽음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한진중공업 사측은 최강서 조합원이 “생활고와 신변비관으로 자살한 것”이라며 노조탄압과는 관계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노조 간부였던 최강서 조합원에게는 손해배상금액이 물질적,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날 오후 6시 경에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자 이운남 씨가 울산 소재 자신의 아파트 19층에서 투신했다. 대통령 선거 직후 하루 새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끊었다. 이운남씨는 2003년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다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되었고, 2004년 사내하청 투쟁에서 분신한 박일수 씨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그 이후 최강서 조합원과 마찬가지로 해고에 대한 정신적 휴우증으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심상정 의원은 21일 최강서 조합원의 부고를 듣고 다음 날인 22일 오전 긴급하게 부산 한진중공업 최강서 조합원의 빈소로 내려갔다.

빈소에 도착한 심 의원은 고 최상서 조합원의 가족을 위로하고 한진중공업 지회 대표단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 이후 심 의원은 “최강서 조합원이나 이운남씨의 죽음을 단순히 개인이 생활고나 신변비관으로 생각한다면 제2의 쌍용차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며 국회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심 의원은 “지난 수 년간 생명을 끊을 만큼 노동자들이 절망의 나락에 직면해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 노동현실”이라며 “8년 동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2009년 이후 23명의 희생자를 낸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50여명의 산재로 목숨을 잃은 삼성 백혈병·직업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정부와 정치권은 생명을 경시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긴급하게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한진중공업 최강서 조합원의 죽음에 대한 원인을 밝혀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상조사단 구성과 동시에 지난 대선에서 제기한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 삼성 백혈병 문제 등 노동현안 문제에 대해서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에서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해 해결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강서 조합원의 빈소 방문 후 심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에게 요청해 환노위 긴급 회의 소집을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