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언론인협회 공동취재-수원시 재난안전과

1명의 인명피해도 없었던 비결은?

올 여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비’다. 지긋지긋하다는 표현도 맞지만 집중적으로 퍼붓는 비가 두렵기까지 한 여름이다. 대한민국의 수도서울이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고 강남이 물에 잠겼다. 한 마디로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터졌다. 하지만 수원은 침수지역은 물론 단 1명의 인명 피해도 없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맹활약을 펼쳤던 수원시 교통안전국 재난안전과 박쾌식 과장과 3명의 팀장(구본습 방재팀장, 김대식 재난관리팀장, 신철승 안전점검팀장)을 만나 그 뒷얘기를 들어봤다.

▲ 수원시 재난안전과 직원들이 홍재언론인협회 회원사와 인터뷰를 통해 지난 폭우에 대비해 밤낮없이 뛰었던 얘기를 하고 있다.

‘재난관리기금’ 미리 투여 철저한 준비
지난 7월 한 달 사이 수원시에 내린 비는 2010년 년 총 강우량(1,470㎜)대비 106%(1,566㎜)였다. 이는 7월 강우량 2010년 206mm에 비해 총 830mm로 4배에 가까운 증가다. 특히 7. 26. ~ 7. 29. 사이에는 서울, 경기도 지역으로 집중호우가 내려 수많은 인명피해 및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에는 단 한건의 침수지역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유가 있었다. 해당과인 재난안전과를 비롯해 관련 과들이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장마를 대비 염태영 시장이 재해대책본부장을 맡아 사전재해예방대책사업추진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재해우려지역을 찾아 활동하고 완벽한 대비 및 상황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이번 물 폭탄에도 인명피해와 침수지역 Zero라는 결과를 낳았다. 서울특별시가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인 것을 바라보던 시민들은 수원시의 완벽한 재해대책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평소 이렇게 준비했습니다”

▲ 박쾌식 재난안전과장
무섭게 쏟아지는 폭우와의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박쾌식 재난안전과장은 앞으로도 철저한 준비로 수원시와 수원시민을 지켜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과장은 “수원시가 지금까지 폭우로 인해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주택에 대한 주요 피해 원인은 지하, 반지하 주택의 침수가 대부분이었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해결한 것이 이번 폭우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박 과장의 말처럼 수원시도 과거 집중호우가 내리면 공공하수도로부터 역류한 우수가 관고보다 낮은 지하층으로 유출되면서 지하, 반지하 주택이 침수됐다. 2008~2010년까지 총 995건이 피해접수가 됐다.
매년 반복되는 이 같은 피해 사실에 대해 수원시는 과감하게 전례를 깼다. 등한시했던 사유시설에 대해서도 행정서비스를 구현했다. 시민에게 먼저 다가간 것이다.

수원시는 올해부터 상습침수 주택에 대한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을 펼쳤다.
우선적으로 535세대에 대해 사업비 5억7900만 원을 투입, 우수침투방지를 위한 역지변 설치, 임시 우수 저류를 위한 집수정설치, 침수 시의 신속한 배수를 위한 수중모터를 설치했다. 그 결과 해당 세대에서는 이번 폭우에 단 한건의 피해도 접수되지 않아 국비절감에 큰 기여까지 했다.

저지대 상습침수구역도 집중적으로 예방관리에 돌입했다. 권선구 평동 지역은 주민과의 적극적인 대책회의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점을 발본색원코자 했다. 평동 인근 저지대에는 총 사업비 5억100만원을 투입, 서호천 오장보철거공사, 황구지천 목장교 스크린 자동화시설공사, 서호저수지 원격제어시설용역, 매산천 문비설치사업과 제방정비공사를 우기 전 완료했다.

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차례에 걸쳐 서호천과 매산천 합류지점 하천 퇴적토 준설작업도 했다. 이밖에 서호천 물길을 새로 잡는 하천유로 개선사업을 통해 유수배출을 빠르게 함으로서 외수피해 예방활동을 했다. 평동 침수지역에도 관심을 기우리고 있다, 침수흔적도를 작성해 피해유형 파악 및 중·장기 개선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통구원천동, 매탄2동 침수지역도 적극 관리했다. 상류지역인 광교택지개발 내 공공하수도 물줄기방향개선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순간적인 우수의 집중을 막고, 택지개발 지구로부터 유출되는 토사로 인한 공공관로 막히는 현상을 예방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시로 현장예찰활동을 실시해 빗물의 원활한 흐름을 유도했다.


긴박한 상황실 근무, 밤샘근무에도 보람차

▲ 구본습 방재팀장
사전 준비를 했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번 폭우같은 재난이 왔을 때 상황실 운영을 완벽하게 했다.

구본습 방재팀장은 “수해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21명의 직원들이 상황근무에 들어간다. 특히 시민이 예측할 수 있도록 상황을 전달하고 현장위주로 적극적인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시는 발생한 주택침수 지역에 대해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상황에 맞는 조치를 취한다. 또 신속한 피해조사를 통해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공공시설이 피해를 입었을 때는 즉시 응급복구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응급복구 용 장비임차계약(7개업체에 장비굴삭기 등 270대 확보)으로 피해 시 즉각적인 상황조치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 해 시민들로 부탁 격려를 받고 있다.

구 팀장은 “앞으로 스마트폰 서비스를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네트워크를 가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폭우가 오기 전 물을 다스렸다

▲ 김대식 재난관리팀장
김대식 재난관리팀장은 이번 폭우에 저수지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수해피해의 주요 원인은 단기간에 집중된 호우로 인해 순식간에 하수관과 하천으로 집중되는데 있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우수의 도달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해 광교, 원천, 신대, 왕송, 서호저수지 홍수위 조절로 담수량을 최소화 시켜 우수배출시간을 지연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비가 오지 않을 때 저수지의 물을 빼놨던 것이 이번 폭우를 막을 수 있었던 치수(治水)였던 셈이다.


사전예방만이 안전보장, 실천행정 펼쳐

▲ 신철승 안전점검팀장
신철승 안전점검팀장은 “일반건축물은 물론 축대 공벽 등을 중심으로 사전점검에 최선을 다 했다” 며 “그 덕분에 심한 폭우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붕괴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원시의 현장 관리는 철저했다. 평소 수원시 관내 대형공사장 53개소에 대해 사전예방점검과 조치 등 현장 예찰활동을 수시로 실시했다.

특히 대규모 우수 및 토사 유입이 예상되는 광교, 호매실 택지개발지역의 저류지 및 침사지증설 및 토사 붕괴 우려지역에 대한 덮개 설치 등 사전조치를 강화한 것도 이번 폭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실천행정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 모두가 발 벗고 나설 때

수해예방사업은 한 번의 승리가 영원한 승리는 아니다. 언제 어떻게 닥칠 줄 모른 것이 재난이다. 수원시 재난안전과는 이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이번 피해제로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재난예방사업을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한 발 앞선 대응과 현장 재난예방사업에 철저를 기할 방침이다.

물론 재난안전과만의 힘으로 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 재난으로부터 피해 없는 수원시를 만들기를 위해 공직자는 물론 시민모두가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예산투여도 아끼지 않는다. 수원시는 지난해 말 상습 침수 피해지역인 매산동과 평동 등 9곳을 ‘내수재해위험지구’로 지정했다.

또 과거 하천으로 인한 피해지역 15곳에 대한 재해 요인을 분석해 이 가운데 9곳 역시 ‘하천재해위험지구’로 각각 지정했다. 여기에 ‘풍수해 예방 및 저감을 위한 종합대책사업’이란 명목으로 2020년까지 총 1355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박쾌식 재난안전과장은 끝으로 시민에게 작은 당부를 했다. “수해예방을 위해 설치한 역류방지설치기를 가정에서 잘 관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바로 내년을 대비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