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털어서 먼지 날 때까지' 조사

 세상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며느리도 믿을 수 없는 형국에 형제를 어떻게 믿을쏘냐.

 금호아시아나 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의 수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받게 생겼다.

3일 오전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을 소환하여 조사했으나 박회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

경찰은 피의자 신분인 박찬구 회장을 조사하던 중 박 회장은 “나는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다. 비자금이라면 금호아시아나도 연계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으니, 검찰에 모든 수사를 협조하고 밝히겠다”라며 두산에 이은 제 2막의 '형제의 난'을 예고했다.

금호아시아나는 박찬구 회장의 형인 박삼구 회장이 수장을 맡고 있는 곳이다.

박찬구 회장과,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9년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겪은 후 완전히 등을 돌린 상태다. 이미 형제간의 금이 깨져버린 판국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며, 비자금 연루 사실을 서로 떠밀고 있다.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박찬구 회장측은, 박삼구 회장측의 제보로 괜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괘심죄로 박삼구 회장을 언급한 것으로 의심된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의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에 상당한 수사와 관련된 증거 역시 상당수 포착하여 수사를 진행 중이며, 이와 관련해 박찬구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소환 했다.

만일 박찬구 회장의 비자금 조성이 검찰조사 결과 사실로 들어 날 경우 박회장 입장에서는 청천벽력 (靑天霹靂)과 같은 일이 발생된 것이다.  뜻하지 않는 비자금 조사가 형으로부터 연루되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형제간의 정을 돌린 박찬구 회장은 비자금 조성 혐의로 형을 끌어들인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 역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다.

박찬구 회장의 비자금 혐의가 사실여부를 떠나 박 회장의 발언으로 검찰은 금호아시아나를 타겟을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호아시아나 측은 박찬구 회장이 언급한 내용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이다.

검찰은 “박찬구 회장이 괜한 말을 한 것 같지 않다고 본다. 금호아시아나 역시 비자금 조성 관련해 조사를 해 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뜻하지 않은 ‘형제의 난’으로 두 그룹의 비리를 조사하게 된 검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박차를 가해 소위 ‘털어서 먼지 날 때까지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의 의지는 확고하다. 시간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게 된 검찰의 결과가 과연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