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의 정치적 행보가 날로 과감해지고 있다.

개인 SNS로 연일 소속 정당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내뱉는 것도 모자라 이젠 대놓고 밥그릇 챙기기에 나선 모양새다.

김동연 지사는 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한 데 이어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6일 부산에서 열리는 고교 야구대회 시구자로 초청받아 개막식에 참석하면서 신년 인사차 방문했다지만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SNS로 자당 공천 과정을 비판한 이후인데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동연 지사 캠프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정성호 의원을 도청에서 만난 직후다.

3월에서야 하는 뒤늦은 신년 인사도 이해 불가지만 뻔한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변명도 참 궁색하다.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도 없을뿐더러 누가 봐도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다.

이른바 ‘비명횡사’라고 불리는 자당의 국회의원 후보 공천 잡음 속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려 애쓰는 모양새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지금은 여러모로 경기도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도정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시점이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해외 출장을 핑계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 것도 모자라 여전히 정치판에만 눈독을 들이니 도민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갈 수밖에.

지방자치법 제114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고, 그 사무를 총괄한다’고 명시돼 있다. 공직선거법상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운동 역시 제한돼 있다.

그럼에도 김동연 지사는 법에 명시된 책무조차 지키지 않은 채 정치적 야욕 채우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 깊어가는 대권병에 정작 그 피해는 오롯이 도민이 떠안을 따름이다.

양손에 떡을 쥐려고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니 무엇 하나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정녕 정치의 뜻을 못 버리겠다면 도지사직에서 내려오는 용단(勇斷)을 보여주고 본격적으로 정치인으로 나서는 게 떳떳하지 않을까.

도의회 국민의힘은 지난달 성명서와 대표의원 연설을 통해 ‘이제는 정치적 행보를 그만두고 도지사로서 도정에 집중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다시 한번 1400만 도민의 뜻을 담아 전한다. 정치인 김동연 말고 행정가 김동연으로 돌아와 도정에만 몰두해달라.

오직 도민만을 바라보고, 도민의 뜻을 나침반으로 삼겠다던 초심을 다시 떠올려야 할 때다.

2024년 3월 5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