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철모 화성시장(오른쪽)과 이재정 경기교육감(왼쪽)이 동탄신도시 목동초 이음터에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 설립을 지원하며 논란을 낳고 있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사회적협동조합 사립유치원 입주 예정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목동초등학교 이음터(학교복합시설) 준공이 또 다시 10월 중순으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아래>

뒤늦게 결정된 조합 사립유치원 입주를 위한 시설 설계변경 때문이다. 여기에다 기존 어린이유아자료실로 설계 시공하던 자리를 유치원 시설로 설계변경하는 과정에서 수억 원대에 이르는 시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성시는 목동초 이음터 준공 일자를 오는 10월 9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당초 목동초 학부모들은 올해 3월경 학교 개교시기에 맞춰 이음터 준공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올해 초, 화성시가 이음터 공사 마무리단계에서 사립유치원 입주를 위해 설계변경을 결정, 올해 8월 중순 경으로 준공이 한차례 미뤄졌다. 

이때에도 학교 주변 학부모들의 원성은 높았다. 시와 교육청이 특정 조합을 겨냥한 특혜성 정책으로 수많은 평범한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학교 주변 학부모들의 비난이 거셌다. 

당시 주민 이 모씨는 “협동조합유치원 때문에 이음터 완공이 늦어진다면 아이들은 반년을 또다시 먼지와 건설기계들이 왔다갔다하는 공사현장에서 공부하게 된다. 또 초등학교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사라지게 된다”며 “이러한 일들이 조합원유치원이라는 미명하에 교육청에서 사립유치원을 인허가 한다면 목동 주변 시설을 이용하게 될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주민 현 모씨는 “목동초 이음터는 창의적으로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설이다. 이 시설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단지만 해도 10개단지 1만 세대 약 3만 명에 달하고, 동탄6동으로만 봐도 7만 명 이상이 사용하게 되는 공간”이라며 “그러한 공간을 주민의견 수렴 없이 행정기관 마음대로 바꿔 버린다는 것은 기회의 평등함조차 빼앗아 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도 준공일이 사립유치원 공사로 또 다시 연기됨에 따라, 학생들이나 주민들은 2학기가 돼서도 아직 이음터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설계변경과 관련해서도 소수의 조합원 이익을 위해 화성시가 세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에 따르면 목동초 이음터 설계를 변경하는데 소요되는 금액은 약 1억 8000만 원이다.

이 돈에다 유치원 내부 시설 조성에 소요되는 공사비용, 준공이 늦어지는데 따른 공사기간 연장비용 등을 합한다면 시가 조합 사립유치원 시설에 투입하는 예산은 수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해 볼 수 있다.

운영자가 교사와 교지를 소유해야 하는 다른 사립유치원과 달리, 사회적협동조합 유치원이 공공기관 소유 부지와 시설을 빌려 임대 유치원을 설립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지난해 정부가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 운영 규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규정에는 조합 사립유치원이 공공기관 시설이나 교지를 대부받거나 임차해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만 있을 뿐, 목동초 이음터 경우처럼 비용이 수반되는 설계변경이나 구조물 변경 등 지자체가 사실상의 유치원 설립비용을 무상으로 따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찾아 볼 수 없다.

특혜성 예산지원이라는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동탄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사회적협동조합이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사립유치원이다. 거기다 500만 원 정도 된다는 조합비를 감당하며 유치원 운영에도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은 소수를 위한 특혜성 정책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유치원은 목동초 이음터 1층 남쪽 편에 570㎡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아직 계약은 맺지 않았지만, 지난 5월 설립된 것으로 알려진 ‘000000협동조합’에 임대해 주는 것으로 내정됐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5학급 102명 정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곳은 원래 학생들과 주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유아자료실로 설계됐던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