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진행됐던 화성 3.1운동 만세길 걷기 체험 행사.

(미디어와이 = 이인희 기자)   화성 3.1운동 만세길이 100년 만에 정비돼 6일 시민들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화수초등학교에서 열린 개통식에는 독립운동가 후손부터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만세길을 직접 걸으러 나온 이들로 북적였다.

걷기 체험은 만세길 개통 테이프 커팅식과 함께 옛 우정보건지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방문자센터에서 시작됐다.

총 450여 명의 참가자들은 좁은 농로를 따라 3.8km, 한 시간가량을 걸어 1919년 4월 3일, 만세운동을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차희식 선생의 집터에 도착했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 인적조차 끊겼던 그곳은 이번 만세길 개통으로 오랜만에 활력이 돌았다.

◇ 치열했던 ‘화수리 항쟁’, 살아 있는 역사 현장으로 

화성3.1운동 만세길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정비된 ‘국내 최초 3.1운동 역사탐방로’다.

화성시는 맨몸으로 일본군의 총칼에 맞서며 일제 탄압의 상징이었던 우정면사무소와 장안면사무소, 화수리 주재소를 파괴하고 일본 순사 가와바타까지 처단해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독립운동으로 평가받는 ‘화수리 항쟁’을 복원하는데 집중했다.

총거리 31km, 독립운동가들의 집터와 생가, 횃불 시위터, 옛 장안면·우정면사무소터, 화수리 주재소터 등 총 15개의 항쟁지가 그날의 역사를 품고 시민들을 반겼다.

각 항쟁지에는 이정표와 안내문이 세워졌으며 전문해설사의 역사해설로 이해를 도왔다.

시는 이번 개통식 기념 만세길 걷기체험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학살의 아픔을 딛고 평화의 100년을 꿈꾸는 화성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한 화수리 항쟁이 있은 후, 일제는 독립운동에 대한 보복과 박멸을 위해 군대를 동원한 학살을 저질렀다.

총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암·고주리 학살사건’은 10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아픔의 역사로 남았다.

하지만, 시는 이번 만세길 개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화성 3.1운동 알리기에 나서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쓸 계획이다. 

오는 14일에는 신텍스에서 제암리와 같이 학살의 아픔을 겪은 세계 도시들과 평화를 논하는 ‘4.15 100주년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되며, 하반기에는 독립운동 기념관 설계공모가 추진된다.

독립유공자 마을 조성사업과 현충시설 정비사업도 추진될 예정이다.

아픈 역사의 도시로 남아있던 화성시는 이제 생생한 독립운동의 성지로 거듭나,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의 100년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화수리 항쟁은 한 집당 한명 꼴로 총 250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였다”며, “서슬 퍼런 일제의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31km의 대장정을 펼친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의 미래 100년을 만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