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억 투입되는 사업..이상복 오산시의원 “공사도 엉망이지만, 적법성도 의문”

▲ 5억원짜리 조형물. 설치한지 3개월여 밖에 안됐지만, 벌써부터 군데군데 균열이 갔다. 이 조형물에는 70개 매화조각이 있는데 조각 하나당 가격은 120만원이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오산시가 혈세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수억 원이 소요되는 조형물이 설치한 지 얼마안돼 균열이 가고, 공사도 하지 않은 업체에 기성금(공사 중간에 공사가 진행된 만큼 주는 돈)을 주는가 하면, 부실시공 흔적이 역력함에도 시는 검수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오산시는 지난 2017년 11월30일부터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경기도 도시재생사업 공모 사업에 선정돼 추진하는 사업으로 국비 25억6700만 원, 도비 7억7000만원, 시비 35억9700만 원 등 총 69억3400만 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하지만 사업초기부터 오산시가 부적절한 예산 집행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시는 공사착공 전 자문비 명목으로 3738만 원을 총 31회에 걸쳐 집행했는데, 이 돈이 오산시 주거환경관리사업 운영위원회 사무실 한 여직원 인건비로 편법 지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공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성금을 집행한 사실도 나왔다.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 공사 항목 중에는 미스트트리 4곳이 설치 예정이었지만, 시공이 전혀 안 된 가운데에서도 한 업체에 기성비 5270만 원이 집행됐다. 

▲ 광장에 설치된 2억원짜리 시계탑. 시계탑 기단을 둘러싸고 있는 화강석은 백화현상과 함께 얼룩이 졌고 녹물도 배어나왔다. 기단에는 글자 3000개가 새겨져야 하는데 1600자만 확인됐다. 글자 하나를 새기는 가격은 1만1232원이다.

지난해 11월21일 사업부지 중앙 광장에 설치한 시계탑도 당초 설계대로라면 시계탑 밑을 지탱해 주는 기단에 3000개의 글자가 새겨져야 하는데, 1400자가 없는 1600자만 새겨졌다. 

공사계약에 명시된 글자 하나당 가격은 1만1232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약 155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지출되는 셈이다. 뿐만아니라 화강석을 붙여 만든 이 시계탑 기단은 벌써부터 백화현상과 함께 얼룩이 지고 녹물이 배어 나오는 등 부실시공 논란을 사고 있다. 이 시계탑을 설치하는데 소요되는 예산은 약 2억 원이다.  

5억 원이 소요되는 조형물도 논란이다. 기타 악기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 조형물은 공사를 마친 뒤 3개월 정도밖에 안 됐지만 벌써부터 군데군데 균열이 가고, 색이 변질되는가 하면, 동탄신도시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공사비도 너무 과하다는 논란을 사고 있다. 

노인정 벽화는 단순히 페인트칠만 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공사비는 360만원을 지출했다. 

중앙 광장에는 3억3000만 원 규모의 화강석이 바닥자재로 사용됐는데, 이 화강석이 값싼 중국산 자재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 360만원이 들어가는 노인정벽화.

오산시의회 자유한국당 이상복 의원은 19일 임시회 본회의 시정질문을 통해 그러한 오산장터 주거환경관리사업 문제를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이 의원은 특히 “사업비를 지원할 때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주거환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출하도록 돼 있는 주거환경관리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조차 지키지 않았다”며 “시민의 세금이 법적 근거에 의해 공정하고 적법하게 집행됐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시정답변에 나섰던 오산시 곽상욱 시장은 “의원님이 지적하신 모든 사항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