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민안전과 생명이 더 중요"..두번째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 16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무료 운행을 골자로 하는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둘러싸고 경기도와 서울시의 대립이 첨예해 지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6일 오전 11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추진한 버스·지하철 무료운행 중단을 요구했다.

효과가 미비하고, 혈세 낭비이며, 국민 위화감을 조성하고, 또 협의 부재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앞서 서울시는 15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첫차부터 오전 9시까지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퇴근 시간대인 오후 6~9시도 요금을 면제했다.

남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의 대책에 전체 운전자 중 20%가 참여할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1%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어제는 2%가 참여해 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하루 공짜운행에 5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열흘이면 500억 원, 한 달이면 1500억 원이 든다”고 덧붙였다.

남 지사는 또 “불합리한 환승손실보전금 협약으로 경기도는 10년 동안 7300억 원을 부담했다. 그중 서울시가 약 3300억 원을 가져갔다”며 “이번 공짜운행 비용의 약 10% 역시 경기도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수도권환승할인제에 경기도를 포함한 11개 기관이 얽혀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마디의 상의 없이 서울시가 단독적으로 진행해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또 “출‧퇴근길 버스 승객이 20%만 증가해도 광역버스 입석률이 현재 9.6%에서 18.6%로 2배 정도 늘어나 200여 대의 광역버스 증차가 필요한 상황인데도 서울시는 단 1대의 증차도 동의하지 않았다”며 “서울시 대책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콩나물시루’ 버스가 돼 도민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남 지사는 이어 “경기도는 포퓰리즘 미봉책이 아닌 근본적으로 실질적인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서울시는 이제라도 수도권 전체를 위한 대책 마련에 경기도와 함께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과 인식 제고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7일 라디오에 출연 “무료 교통비로 소요되는 50억 원 보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더 중요하다”며 혈세낭비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 강제 2부제를 도입하는 등 현행 비상저감조치보다 한층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료 시책은 강제 차량 2부제가 도입될 때까지 계속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를 향해 “미세먼지 공짜운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는 17일 경기도와 서울시, 인천시간 즉각적인 3자 긴급정책 회동을 제안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미세먼지관련 대책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문제는 지자체 경계를 넘는 전체의 문제이다. 지금 경기‧서울‧인천이 따로 하고 있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고 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3곳 단체장의 긴급정책 회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17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두 번째로 발령했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당일(새벽 0시~오후 4시) 초미세먼지 평균농도가 50㎍/㎥를 초과하고 이날 오후 5시 기준 다음날 예보가 나쁨(50㎍/㎥) 이상일 때 발령된다.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 ▲출퇴근 시간(첫차~오전 9시, 오후 6~9시) 대중교통 무료 운행 ▲시·자치구·산하기관 등 공공기관 주차장 전면폐쇄 ▲공공기관 운영 사업장과 발주 공사장 가동률 하향조정 또는 조업단축 ▲비산먼지 발생공정 중지 ▲분진을 씻기 위한 도로 물청소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그러나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첫 날부터 효과가 미미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첫날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에 47억8800만 원이 소요됐지만 시내버스 이용자수는 전주대비 4%, 지하철 이용자수는 3.5% 증가한데 그쳤다.

교통량은 1.8% 정도 감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