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남경필 경기지사가 자신의 친정인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 탈당 1호 정치인으로 관심을 모은지 1년 2개월여 만이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15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었던 지난 2016년 11월 한국당 전신이었던 새누리당 탈당 1호 정치인으로 관심을 모은 지 1년 2개월 만에 사실상 친정에 복귀한 것이다. 

그는 별도의 입당식을 갖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 같은 입장을 밝혔다.

남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1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바른정당을 창당했다”면서 “그것이 국민과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보수의 길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바른정당은 스스로 기회를 놓쳤다. 저 또한 실패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며 “그렇다고 이것(실패)을 만회하는 길이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을 탈당하는 이유가 국민의당과의 통합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 지사는 “중도통합에 앞서 흔들리는 보수부터 통합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통합이 없는 바른정당은 사상누각”이라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어 “현 정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보다 과거와의 싸움에 몰두하고 있다. 적폐청산 이라는 이름의 칼을 앞세우고 협치는 뒷전”이라며 “이렇게 독선에 빠진 정부를 견제하고 국정의 중심을 잡을 보수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허약하고 분열된 보수를 건강하게 일으켜 세우기 위한 첫걸음은 제1야당이자 보수의 본가인 자유한국당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사 직전의 위기에 빠진 보수를 살리기 위해 또 한 번의 정치적 선택을 하려 한다”며 한국당 복당 명분을 알렸다.

남 지사는 “하나의 힘으로 건강한 보수, 똑똑하고 유능한 보수를 재건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보수를 만드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정당에 남아 계신 분들의 건투와 건승을 빈다”고도 했다. 또한 “지금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길을 가지만, 머지않아 다시 한 길에서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 오후 한국당에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탈당을 선언한 지 6일 만이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 13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을 비판하며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며 한국당 복당을 시사한 바 있다.

남 지사로서는 올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의 한국당 복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15일 “남 지사는 복당을 앞두고 자신을 삼국지의 조조(曹操)에 비유했는데, 국민은 그 조가 새 조(鳥)라는 걸 다 안다”며 “남 지사는 철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꼬았다.

여권의 차기 유력 경기도지사 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조조는 시류에 따라 진영을 옮겨 다니지는 않았다”며 남 지사를 ‘여포’에 빗댔다.

남 지사의 한국당 복당을 전하는 기사에도 ‘철새 행각’이라며 그를 비난하는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