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군공항이전과 간부공무원 석사논문 지도교수가 용역 연구 '논란'

▲ 수원군공항 이전 관련, 수원시가 진행하고 있는 갈등영향분석을 놓고 수원시와 화성시의 불신이 커질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군공항 이전 항의 집회를 열고 있는 화성시 주민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수원시가 발주한 ‘수원화성 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갈등 영향분석’ 용역 연구를 맡고 있는 연구진 가운데,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수원시 간부공무원(군공항이전과 A과장)의 논문 지도교수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수원시 실무부서 군공항이전과 A과장은 지난 2015년부터 단국대학교 경영대학원 협상학과 4학기 과정을 이수하며 143페이지 분량의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내재된 갈등요인과 해결방안에 관한 연구(A study on the factors of conflict and the solutions inherent in the Special Act on the Relocation of and Support for Military Airports) 논문으로 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수원시는 올해 5월 입찰을 통해 단국대 산학협력단을 갈등 영향분석 용역 연구단체로 선정하고, 올 6월 1일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총 1억7600만 원이다.

갈등 영향분석은 현재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에 불과한 화성시 화옹지구를 ‘이전후보지’로 심의·선정하기 위해 거쳐야 할 주요 단계다. 그만큼 이 연구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크다.

그런데 이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단국대 산학협력단 분쟁해결연구센터 연구진 가운데 한 명이 A과장의 석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였던 B교수로 밝혀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B교수와 A과장이 사제 관계라는 것이 드러나자,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는 화성시 측에서는 수원시의 갈등 영향분석을 과연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불신과 의혹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A과장과 B교수는 지난 2015년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는 수원시민단체인 군공항이전 수원시민협의회 워크숍에 함께 참석해 나란히 강연을 하는 등, 둘 사이의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는 사례도 발견됐다.

이에 군공항이전 반대 화성시 쪽 한 관계자는 “화성시와 협의 없이 화옹지구를 예비이전 후보지로 선정한 것도 일방적이었다”고 비난하며 “군공항이전을 지원하는 수원시 산하기구 위원이 화성에 이전찬성 시민단체를 조직한 것도 언론에 밝혀진 마당에, 수원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갈등영향분석도 신뢰할 수 없다”고 불신을 나타냈다. <관련기사 아래>

그러면서 수원시를 향해 “국방부와 미리 각본을 짜놓고 이전후보지를 선정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연구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반면 수원시는 공정한 절차를 거친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연구 용역 업체를 선정했다며 그러한 의혹들을 일축했다.

수원시는 군공항이전추진단(단장 이의택)을 운영하고 있는데, 추진단은 군공항지원과와 군공항이전과, 두 개 실무부서로 나뉘어져 있다.

용역 발주 부서인 수원시 군공항지원과 관계자는 12일 “B교수가 A과장의 석사 논문 지도교수였다는 것은 지금 처음 듣는 소리”라며 “연구 용역은 입찰을 통해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A과장과 B교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연구는 우리도 진행내용을 모를 정도로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항변했다.

수원시 군공항이전과 A과장 또한 “(연구 용역은 우리 부서에서 발주한 것도 아닐뿐더러) 공정한 입찰을 통해 연구단체가 선정됐다”며 “화성시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말도 안 되는 황당한 트집”이라고 일축했다.

단국대 산학협력단 분쟁해결연구센터 관계자는 “화성시의 그러한 문제 제기를 알고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화성시도 연구에 적극 동참하는 것을 원하지만, 화성시는 연구의 효용성은 인정을 하면서도 독자적으로 갈등 영향분석을 하고 있다. 갈등 영향분석을 통해 찬반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안을 만들고 한 단계 전진할 수 있는 만큼,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면서 우회적으로 꺼릴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수원군공항 갈등영향분석은 지난 9월 착수보고회를 갖고, 내년 3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수원시는 올해 5월 경 입찰 공고를 내고 단국대 산학협력단을 용역수행 연구단체로 선정했다.

총 2번의 유찰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단국대 단독응찰로 유찰됐다. 두 번째 입찰에서는 단국대를 포함한 2개 응찰업체가 모두 낙찰가 하한선에 미달돼 유찰됐다고 수원시는 밝혔다.

3번째 입찰에서도 앞서와 동일한 2개 업체가 응찰, 단국대 산학협력단이 최종 낙찰, 올해 6월 1일 수원시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연구는 군공항 이전에 따른 갈등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화성시 화옹지구 인근 주민을 비롯한 화성시 찬반 주민들과 수원시, 국방부, 경기도 관계자 등의 심층 인터뷰 내용 등을 포함하게 된다.

수원시는 향후 갈등영향분석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해당사자들로 이뤄진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한편으로, 단국대 산학협력단 분쟁해결연구센터는 지난 2015년 4월 국무조정실 의뢰로 수의계약을 맺고 ‘군공항 이전관련 갈등 해소 시나리오 분석과 정책제언 연구’ 보고서를 낸 바 있다.

경인일보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 중에는 “최근 수원·화성 간 ‘함백산 메모리얼파크’ 마찰로 화성시의 반발이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화성시 주민의 지역간 여론 추이가 공항 이전에 있어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고, 수원시가 화성시민에 대한 군공항 이전 찬성여론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는 아직 화성시 화옹지구가 예비 이전후보지로 결정되기 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