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대 대선 당시 개표결과를 전하는 공중파 방송. '더 플랜' 영화 한 장면.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간단한 해킹 프로그램으로 선거 개표기(투표지 분류기)를 통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얼마든지 투표 결과 조작이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진실이 밝혔다.

딴지일보 총수로 잘 알려진 언론인 김어준이 14일 팟캐스트 파파이스를 통해 영화 ‘더 플랜’을 공개했다.

이 영화는 유튜브에도 올랐는데 이 시각 현재 54만8000뷰를 기록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더 플랜은 누군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제18대 대선의 투표 결과를 ‘기획’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영화다.

사람 대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동하는 개표기가 표를 분류했던 18대 대선이 조작됐다는 의혹은 줄곧 제기돼 왔다.

이 영화가 충격적인 이유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그동안 확인을 거부해 왔던 개표기 조작 가능성이 사실로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등장하는 해커는 개표기를 통제하는 해킹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2주 정도면 충분다고 밝혔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했다.

18대 대선 개표에 사용된 개표기와 거의 동일한(오히려 업그레이드된) 같은 회사 제품의 개표기를 사용해 모의실험을 했다.

결과 허무할 정도로 개표 결과를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었다. 하물며 후보 별 세밀한 득표율까지 얼마든지 원하는대로 조작이 가능했다. 말 그대로 충격적이었다.

이 영화는 개표기 프로그램 해킹을 통해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득표율을 재현했다.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조작할 수 있었다.

유권자가 실제 누구에게 얼마나 투표를 했던 간에 미리 설정했던 득표 수 조작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투표인 수를 달리했던 수차례 표본 실험에서 결과는 모두 동일했다. 

모의실험을 참관했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장 중요한 주권 행사가 이렇듯 너무도 간단히 농락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18대 대선 미분류표, 통계학적으로는 나올 수 없는 수치...조작 가능성 제기

▲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제작한 영화 '더 플랜' 한 장면.
여기까지는 개표기 해킹을 통해 지난 18대 대선 결과가 조작일 수도 있다는 가정이었다. 그러면 실제 그러했을 가능성은?

이 영화에서는 당시 대선 득표 수에 대한 통계학자(캐나다 퀸즈대학 통계학과 현화신 겸임교수)의 의미 있는 분석을 다뤘다.

그가 주목한 것은 ‘미분류표’였다. 18대 대선에서 전체 투표수 중 미분류표는 3.6%(111만1165표)였다.

이중 유권자들이 정상적으로 기표를 했지만 어떤 이유로 개표기가 득표 후보를 인식하지 못한 표는 전체 미분류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최종 무효표는 11만2360표).

이 영화에서는 나중에 유효 표로 계산된 이러한 미분류표를 ‘K’라고 표현했다.
 
현 교수는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미분류 ‘K’표 비율이 (인위적이지 않고는) 통계학적으로는 발생하기 거의 불가능한 수치라고 밝혔다.

당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의 ‘K’표는 개표기가 인식한 유표 득표수율 대비 1대1.5비율로 차이가 났다.(전국 251개 개표소 비율 통계)

현 교수는 두 후보의 득표수율 대비 K표 비율이 서로 수치가 비슷해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18대 대선 박 후보와 문 후보의 K표 발생 비율은 자연스러운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어떤 개표소에서 박 후보가 500표를 득표했고, 문 후보가 500표를 득표하고(득표율 1대1) K표가 100장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K표도 득표율 대비 1대1 비율(50대50) 정도로 발생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것이다. 

박 후보가 600표를 득표했고 문 후보가 400표를 득표, K표가 100장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K표도 60대40장(득표율 대비 1대1) 정도로 발생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 교수는 물론 개표소마다 이러한 비율(득표율 대비 1대1)에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로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 하더라도 큰 차이가 날 수 없고 여러 곳의 통계를 합산하면 결국 1대1 비율에 근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이 영화에서 밝힌 16대 17대 대선 결과도 그러했다.(자료 보관 기간 초과로 전체가 아닌 몇 곳의 개표소 통계를 확인한 결과) 

그러나 지난 18대 대선에서 251개 개표소의 득표율 대비 K표 비율은 대구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1대1.5 비율 언저리에서 오르내렸고, 결국 전국적 통계 결과는 1대1.5였다.

현 교수는 이러한 수치는 통계학적으로는 발생하기 거의 불가능한 예외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반드시 선관위의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너무도 간단하게 ‘주권’ 왜곡할 수 있는 시대...투표도 국민이, 개표도 국민이 

▲ 18대 대선 선거 개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더플랜'에 출연한 김어준 총수.
지난 18대 대선 개표 이후 개표 조작 의혹은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다.

‘더 플랜’은 그러한 의혹을 주장이나, 추론이 아닌 통계와 수치로 보여줬다.  

어떤 투표소 투표함은 지역 선거관리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공표하기도 전에 방송국에서 개표 결과가 방송됐다.

또 어떤 투표소 집계 결과는 개표기가 돌아가고 있는 시간에도 방송국이 개표 결과를 방송했다.

심지어는 개표기가 개표를 시작하기도 전에 개표 결과가 방송된 곳도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이들은 18대 대선 선거 개표 결과가 조작 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으며, 이 문제는 법원에 고발로도 이어졌다.

더 플랜은 전국 1만3500여 개 투표소 가운데 투표함 도착 전 분류된 곳이 51개, 개표전 투표 결과가 방송된 곳이 35개, 분류 중 방송된 곳이 32개, 지역선관위장이 공표 전 방송된 곳이 858개, 공표 중 방송된 곳이 1349개라고 전했다. 

충분히 개표 조작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는 투표소의 투표함이 전체의 무려 16.18%에 이른다는 합리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한 의혹에 대해 선관위는 개표결과를 출력 전송하는 각 개표소의 개별 PC의 시간 설정이 정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조차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18대 대선 당시 투표지 분류기(개표기) 운영기획안을 보면, ‘개표 상황표 출력 시, 제어용 PC의 날짜와 시간이 인쇄되므로 반드시 휴대폰 등을 이용해 현재 시각으로 설정하라’고 규정했다.

‘더 플랜’을 제작한 김어준 총수는 이 영화가 지난 대선의 위법을 규명하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니라고 밝혔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깔린 기계식 개표기가 어떻게 우리의 주권을 허무하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경고하는 내용이다.

영화에서 미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의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들은 해킹을 통해 개표기 조작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위험을 경고했다.

독일의 경우 시민의 제소로 헌법재판소가 개표기 사용을 금지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놀라운 사실은 개표기가 은행에서 돈세는 기계처럼 간단한 구조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더 플랜’은 얼마나 간단하고 손쉽게 투표결과가 왜곡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김어준 총수는 투표와 마찬가지로 개표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권이’ 컴퓨터가 아닌 사람에게 있어야 한다는 당연함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