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서청원, 이원욱, 권칠승 의원.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수원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경기도 화성시 국회의원들의 입장이 서로 비슷한듯하면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군공항 이전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화성 서쪽이 지역구인 서청원 의원(자유한국당,화성갑)은 “화성시는 지난 50여 년간 매향리 사격장으로 엄청난 피해와 고통을 감수했다”며 “화성주민들에게 또다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이번 결정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 의원은 예비후보지로 선정된 화옹지구가 오산비행장과 인천공항 민간항공기의 공역(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 공간)이 포화상태이며, 또한 해무가 많아 군공항 입지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화성 봉담과 수원군공항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병점지역을 지역구로 갖고 있는 권칠승 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병)은 27일 “수원군공항 이전은 환영하지만, 화성으로 오는 것은 반대”라는 입장이다.

권 의원은 “군공항 이전이 지금 마치 수원시 사업처럼 추진되고 있다”면서 “좀 더 국책사업 다운 모습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원시에서 군공항 부지의 개발이익금으로 이전지역 지원금을 내주는 방식인데, 국책으로 추진해야 지원규모도 달라질 것이고, 주민들을 설득하기도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것은 동탄신도시를 지역구로 삼고 있는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화성을)의 입장이다.

동탄신도시 주민 역시 수원군공항으로 인한 소음 피해를 받고 있는 곳인데, 이 의원은 “채인석 화성시장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 시장이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던지, 아니면 찬성을 하더라도 자신은 채 시장의 입장을 지지하겠다는 말이다.

이 의원은 “어떠한 결정을 하던지 지역을 위한 일이라고 믿고 시정을 운영하는 같은 당 소속 시장의 입장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처음 분명해 보였던 채인석 시장의 입장은 요즘 들어 해석이 난해하다.

채 시장은 당초 수원군공항이 화성으로 오게 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겠다”며 ‘결사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6일 국방부가 화성을 예비이전지로 발표한 이후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24일에는 시청에서 열린 대규모 이전반대 시민궐기대회에도 불참하는 등 석연치 않은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채 시장이 ‘결사반대’ 입장에서 한 발 후퇴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막상 앞장서서 반대를 외치기에는 내년 지방선거가 걸림돌이라는 것. 자신의 지지자들이 몰려있는 ‘텃밭’인 동탄신도시와 병점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 수원군공항 이전을 강력 추진하고 있는 수원의 김진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거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 의원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채 시장은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후보지선정심의위원회 참여 여부를 놓고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군공항이전 대응 TF팀 책임자도 현 팀장직급에서 담당관으로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채 시장이 여전히 반대 입장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취소됐던 기자회견 개최 여부 등 채 시장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할는지에 대해서는 “반대 이유나 논리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