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디자인빌리지 조성 부지. 빨간선에서 노란선으로 부지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일원에 조성예정인 K-디자인빌리지 규모가 대폭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K-디자인빌리지는 4개 지자체가 유치 경쟁을 벌인 끝에 지난 2015년 6월 포천시가 제안한 죽엽산 일대가 선정됐을 당시만 해도 99만㎡ 규모로 개발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개발용역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 80만여㎡ 규모로 계획이 잡혔다가, 최근 경기도와 포천시에 확인 결과 49만2588m² 규모로 사업부지가 대폭 축소됐다.   

당초 사업부지 중에서 양주방향 공장지대 6~7만㎡ 정도가 사업계획 부지에서 제외됐고,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훼손논란이 일었던 죽엽산 자락이 대거 빠져나갔다.

결국 사업비 부담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도 관계자는 “제외된 공장지대의 경우 원래는 호텔과 비즈니스센터를 만들려고 했는데 땅값이 비싸다. 영업보상도 해야 하는데 평당 500만 원이 든다”고 말했다.

사업부지를 크게 줄였지만 총사업비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난 것이 눈여겨 볼 부분이다.

도와 포천시는 당초 7000억 원(80만여㎡)을 예상했지만, 현재는 8000억 원(국·도·시비 2000억(국비230~250억·시비 180억, 나머지 경기도 부담)·민간투자 6000억)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방식도 도시개발법에서 산입법(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개발로 바뀌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업비로 인해 부지를 축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 도시개발법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경우 산입법에 따른 개발보다 더 넓은 녹지면적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가뜩이나 부지가 줄었는데, 녹지면적을 충분히 조성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개발을 추진했을 당시에는 40% 규모로 녹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입법 개발로 방식을 바꿨다. 산단은 7.5% 이내로 녹지를 조성하는 것이 정부 권고”라고 밝혔다.

제2외곽순환도 관통 계획 알고도 왜?...또 다시 고개 드는 부지선정 의혹

K-디자인빌리지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이상봉 전 회장이 제안하고,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를 수용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민관 공동투자 사업이다.

지난 2014년 남경필 지사가 당선자 시절에 인수위원회 위원이었던 이상봉 전 회장이 남 지사를 설득해 시작하게 된 사업으로 알려졌다.

도가 부지를 공모하면서 포천을 비롯해 양주, 의정부, 동두천이 유치 경쟁을 벌였다.

남 지사는 지난 2015년 6월 11일 디자이너연합회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포천시 소흘읍 고모리 일대를 최종 부지로 낙점했다.

그러나 부지선정 당시부터 잡음이 일었다. 부지 선정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유력 후보지로 여겨졌던 곳은 양주시였다.

K-디자인빌리지 부지로 선정된 포천 고모리 일대는 도가 부지를 낙점한 2015년 6월 11일 이전부터 제2외곽순환도로가 해당 부지를 지나는 노선계획이 나와 있는 상태였다.

사업지에 포함된 죽엽산 일대가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을 보호하는 전이지역이어서 환경훼손 논란도 일었다.

앞서 포천시는 죽엽산 일대에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환경파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또한 포천지역 정치권에 몸을 담고 있던 K모씨의 죽엽산 일대 종중땅이 사업지에 대거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입지선정 초반부터 양주시를 밀어왔던 디자이너연합회가 부지선정일(2015.6.11.) 얼마 전부터 땅값 등의 이유로 포천시로 방향을 급선회했다는 말이 나돌자,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정성호 의원(양주·동두천)은 도에 공정한 부지선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당초 땅값 등 현실적인 이유로 포천시를 선정했다던 K-디자인빌리지가 이제 와서 비싼 땅값 때문에 부지가 축소되고, 애초부터 우려됐던 도로 관통 문제로 벽에 부딪히자 부지선정이 적절했는지 다시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해당 부지를 지나는 제2외곽순환도로는 지하화 하는 것으로 포스코 측과 원칙을 정하고 (도로공사비 증가 부분에 대한)최종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포천시를 선정한 이유에 대해 “디자이너연합회가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양주는 땅값이 비싸고, 양주시가 제시한 부지 내 군부대 이전이 불가능함에 따라 포천시가 선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K-디자인빌리지는 경기도와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가 지난 2015년 협약을 맺고 추진 중이다. 포천시 고모리 산2번지 일원에 디자인을 테마로 한 융·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도는 디자이너 창작공간, 아시아 패션디자인문화의 미래를 결합하는 융복합공간, 디자이너 마을,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비즈니스공간으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행자부 타당성조사 및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산업단지계획 승인 및 SPC를 설립하고, 올 하반기 토지보상에 이어 내년 상반기 공사에 들어가 2022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