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박근혜 호위무사 자처한 과거 발언 부각되며 누리꾼에 뭇매

▲ 지난 22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남경필 지사.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하야를 시사한 가운데, 앞서 남경필 지사가 던진 과감한 승부수가 자신에게 다시 화살이 되어 돌아왔다.

지난 22일 김용태 의원과 함께 탈당선언을 한 이후 남 지사를 따라 당을 떠난 현직 의원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남 지사는 자신의 선도 탈당으로 연쇄 도미노 탈당 효과를 불러오며, 정통 보수의 맥을 잇는 새로운 정당 탄생을 기대했다.

동시에 자신이 신당의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 직전 CBS 라디오 김현정 뉴스쇼에서 “상당히 많은 동료 의원님들이 (탈당을) 고민하고 계신 걸로 확인했다. 고민하시는 분은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보다) 더 된다”며 가능성도 밝게 봤다.  

그의 기대대로 됐더라면 대한민국 정치사의 중요한 시점에 한 획을 긋는 것은 물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불리함을 딛고 보수권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돌파구였다.

그러나 그의 예측은 빗나갔다. 자신의 탈당이 새누리당을 대신할 신당 창당 효과를 불러오지 못하고, 새누리당 내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면서 고립무원 신세가 됐다.

이제는 오히려 새누리당의 친박과 비박 세력의 분리를 기다려 적절한 합류 시기와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을 선언하며 당을 떠났던 그가 어색하지 않게 다시 당적을 회복할 수 있는 때는, 여야가 함께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새누리당에서 친박이 분리되는 시점으로 여겨진다.

남 지사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의 마음이 급해졌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29일 페이스북에 “친박 핵심들이 대통령에게 질서 있는 퇴진 방안 검토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는) 탄핵을 피하거나 시간을 벌어 보려는 꼼수”라며, “친박 지도부는 조건 없이 물러나고 새누리당 해체작업에 협조해야 한다. 서청원 의원도 당장 정계에서 은퇴하라”고 촉구했다.

탈당으로 남 지사의 대권 도전 길도 더 험난하고 멀어졌다.

탈당 전후로 여전히 여론조사에서 1~2%대에 머물고 있는 대선주자 지지율도 존재감이 미약하지만, 현재는 보수당 대선 주자로서의 정체성도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관련기사 아래>

오히려 누리꾼들은 그를 향해 신랄한 비난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 아래> 

과거 지방선거 정국에서 남 지사가 “경기도의 아들이 대한민국의 딸 박근혜를 지켜내겠다”고 한 발언 등을 두고, 많은 누리꾼들이 남 지사를 ‘기회주의자’로 낙인찍는 모습이다.

누리꾼들은 남 지사가 박 대통령의 인기가 좋았을 때는 호위무사를 자처하다가, 대선국면에 접어들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등을 돌렸다고 꼬집고 있다.

남 지사가 과거 당 쇄신 차원에서 비주류였던 박 대통령을 당대표로 밀어줬다면서, 당시 그가 한 때 박 대통령을 ‘누님’이라고 불렀던 일화도 언론에 회자되고 있다.    

또 역시 최순실 게이트로 새누리당 주가가 바닥을 친 상황에서 탈당한 남 지사를 두고도 책임을 벗어나려는 ‘공범’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