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택 주도한 K-컬처밸리 특혜 의혹 부담...최순실 스캔들에 이름 오르내리면 대권 도전 조기종영 위기감

▲ 최순실 스캔들로 대권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남경필 경기도지사.

비주류였던 박근혜 당대표로 밀어올렸던 남경필, 朴정부 끝없는 추락으로 대권 도전에 빨간불

한때 ‘누님’ 이라고 부르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 부패가 없고 사심이 없다. 애국을 배우고 싶다”고 했지만 지금은...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지난달 ‘최순실’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연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박근혜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나섰다.

5선 의원을 지낸 보수당 유력 정치인으로서 책임과 반성을 전하는 글이지만, 대권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남 지사의 위기감이 얼마큼 심각한지 보여주는 대목으로도 풀이된다. 

남 지사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 정권이 나라를 파탄지경에 이르게 한 참담한 현실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위대한 국민이 이뤄낸 평화로운 명예혁명(광화문 촛불 집회) 앞에 한없이 죄스럽고 부끄러운 마음 뿐”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지 않았다는 것이, 친박 주류가 아니었고 잘 몰랐다는 것이 결코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면서 “이제 남은 일은 단 한 가지밖에 없다. 국민의 뜻을 고스란히 받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13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난밤의 함성은 국민이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보내는 마지막 경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마음속에서 이미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지웠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분명히 답해야 한다. 대통령은 2선 후퇴하고 이정현 대표는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는 최순실 스캔들이 불거진 지난달 25일경부터 최근까지 연일 SNS에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달 4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분노한 대다수 국민들은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남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 

언론보도(뉴스1)에 따르면 남 지사는 올해 7월 6일 대구 경북대학교 강연에서 ‘대통령에게 누님이라고 불러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 당시 한나라당의 비주류 중에 비주류였다”며 “이회창 당시 총재와 각 세우고 탈당했다가 탄핵 정국에 당대표로 왔다. 당시 박 대통령을 당대표로 밀어올린 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오래 전 일이었다고 단서를 달았지만 “그때 가끔 폭탄주하면서 사석에서 그런(누님) 이야기를 편안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박 대통령에게 애국, 사심 없음을 배우고 싶다. 주변에 부패가 없고 누가 봐도 사심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전하기도 했다.

돈독했던 분위기는 그러나 최순실 스캔들로 돌아섰다.

남경필 지사는 청와대의 압력, 혹은 정부와의 유착으로 차은택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처밸리 사업에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은택에서 최순실로 이어지는 스캔들에 남 지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다면, 남 지사의 대권 도전은 본격 막이 오르기도 전에 조기 종영될 수도 있는 상황.

최근 연일 계속되고 있는 남 지사의 페이스북 글은 그러한 위기를 벗어나려는 맥락으로도 풀이된다.

남 지사의 최근 SNS 행보와 관련, 도내 언론 관계자는 “남경필 지사는 ‘창조경제’를 도정 경제의 주요 키워드로 삼고, 도신청사까지 ‘융복합’ 개발을 하겠다고 할 만큼 정부정책 기조를 충실히 따른 편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한 만큼, 내년 대선 도전을 위해서는 탈당을 선언할 지도 모를 일”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