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답이 있다”며 매일 같이 주민과 어울려
“공무원이 수동적이면 안 되는 시대, 찾아서 일해야”

[기사정리=미디어와이, 영상=경인투데이 공동취재] 지난 2월 24일 전국리틀야구대회가 열렸던 서울 장충동 리틀야구장.

수원시 영통구 리틀야구단이 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김주호 영통구청장(57)은 참았던 환호성을 올리며 옆자리의 젊은 학부모들과 얼싸 안고 기쁨을 나눴다.

손을 맞잡은 모습에서 유대감이 듬뿍 묻어나왔다. 구청장과 주민이라는 거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누가 봐도 영락없이 자식을 응원하는 한 가족의 모습이다.

그들은 그날 그렇게 누구는 잘했고 누구는 아까웠다고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직원들의 생일날에는 꽃 한송이와 케익을 선물하는 남자. 직원들을 응원하기 위해 구청동아리 아침방송에 일일 디제이를 서는 남자.

이 또한 김주호 구청장이다. 구청장이 먼저 다가가니 직원들도 편하다. 김 구청장은 수시로 직원들의 편지를 받는다. 영통구청은 아래 위 직원들간의 교감이 돈독하다.

김 구청장은 요즘 공무원이라면 “사람을 위한 행정”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 때문일까. 주민들의 평균연령 33세. 신도시 깍쟁이들이 모여 살 것 같은 젊은 도시 영통은 뜻밖에도 지금 사람 사는 정이 솔솔 배어나오고 있다.  

취임 110여일.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영통구를 인간적인 도시로 만들어 가고 있는 김주호 구청장을 만났다.

▲ 사람을 위하고 소통하는 행정을 강조하고 있는 김주호 영통구청장.

 - “우문현답이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이다” -

Q. 사람친화적인 행정을 강조하고 있는데.

염태영 시장의 민선6기 시정 방향이 사람이 중심이 되는 더 큰 수원을 만든다는 것이다.

요즘 요구되는 행정과 맞는 말이다. 특히나 영통에는 더욱 필요한 행정이다.

영통지역은 주민 평균연령이 33세다. 상당히 젊은 지역이다. 광교신도시를 중심으로 신도시가 새로 조성된 지역이다.

물론 영통은 개발 17년이 지나서 안정화가 됐지만, 광교지역은 아직까지 안정되지 못했다. 외부에서 전입해온 시민들이 많다. 그래서 아직 지역의 정체성이나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이 부족하다.

새로 들어오는 주민들을 따뜻하게 맞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행정이 필요하다.

정체성을 회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것이 수원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가장 위에 놓고 행정을 펼치고 있다.

Q. 유난히 현장을 많이 찾고 있는데 같은 이유인가.

소통하는 행정을 위해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문현답’이라고.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이다.

계층별 주민과 만나고 단체와 만나서 시민들의 애로 사항을 빨리 파악하고 미리미리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들과 많이 만나는 편인데 다행인 것은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 주민들과 만나는 것이 즐겁다. 주민분들도 마을을 가꾸는데 상당히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안전관리를 올해 중점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들이 스스로 적극 나서서 캠페인도 전개했다. 협조도 잘되고 있다.

우리 공무원들과 함께 CCTV라던가 비상벨 등 시설물도 점검하고 방범기동순찰대는 안전취약지역을 함께 돌아보고 있다.

Q. 영통 리틀야구단이 우승을 했을 때 구청이 가장 기뻐했다. 결승전까지 달려가셨는데, 그것도 주민과의 유대인가.

그날 장충야구장에서 결승을 했는데 왜 중요하냐면 아이들 게임이지만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 주민들이 화합하는 시간이다. 분명히 그런 계기가 됐다.

학부모들도 상당히 많이 경기장을 찾으셨는데 뿐만 아니라 동네일을 응원하는 주민들도 많이 오셨다.

서로가 같이 응원하고 어울리며 아주 활기가 넘치는 모습을 봤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게임이었고 동네의 잔치였다.

우리 구가 지금 리틀야구단과 여성축구단을 만들어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구청이 예산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어서 후원회를 만들었다.

지금 40여분이 참여를 하고 계시다. 그런 자리에서 주민들과 함께 어울리면 서로가 느끼는 느낌부터가 다르다.

▲ 영통구청 아침방송 동아리 '아그리나'의 일일 디제이를 보고 있는 김주호 구청장.

 - 학연·지연 없어도...김 구청장이 가진 무기는 따로 있다? -

Q. 영통구청장으로 오시기 전에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본청과 구청의 업무가 다른가.

구청에 오기 전에 본청에서 복지여성국 업무를 봤다. 예전 젊은 시절에는 공보에도 근무했고 과장시절에는 기획과 예산 이런 쪽에 많이 근무를 했다.

아무래도 본청은 업무의 한 파트만을 담당했는데 분야가 한정된다. 그러나 구에서는 종합행정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제일 우선되는 안전문제도 신경을 써야 되고 공무원들 화합도 중요하다. 주민들의 복지 문제도 중요하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해보면 힘이 든 것도 사실이다.

Q. 좀 개인적인 질문이다. 수원이 학연과 지연이 센 곳인데 고향이 강원도다. 어떻게 승승장구했나? 염태영 시장의 탕평인사가 도움이 됐나.

공무원생활을 30년 이상하면서 학연과 지연, 혈연 문제에 대해 서운했던 부분이 없었다고는 말을 못하겠다. 그렇다면 거짓말이다(웃음).

어느 지역에 가던지 그 지역의 특색이 있고 그러한 문제가 차이는 있지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저는 개인적으로 염태영 시장을 만난 것이 다행이다. 학연·지연·혈연 문제를 고려치 않고 일 중심의 인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민선 5기 6기는 분명히 그러한 분위기가 있다. 탕평인사라고 생각한다. 저도 혜택을 본 사람 중의 한명이다.

Q. 유난히 사람을 좋아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청장님의 힘이 ‘人연’일 수도 있나?

사람과 사람이 연결돼 추진되는 것이 일이다.

그래서 저는 직급에 관계없이 말단 직원부터 직렬과 관계없이 수시로 만난다. 가능하면 함께 소주도 많이 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있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요즘은 부하직원들이라 하더라도 먼저 허락을 받고 약속을 정해야 한다. 안그러면 요즘 젊은이들은 싫어한다.(웃음)

젊은 시절에는 달력에 오늘은 누구를 만날까 주욱 써놓고 날마다 사람들과 어울렸던 시절도 있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았는지 모르겠다. 사실은 지금도 마음은 그렇다. 그렇게 따진다면 사람과의 인연이 제가 일을 잘 할 수 있는 힘일 수도 있겠다.  

Q. 공직에 오랫동안 계셨다. 요즘 공무원은 예전과 달라야 하나? 후배들에게 한말씀 하신다면. 
 
그렇다. 예전 공무원 조직은 일방적 지시에 의해서 업무가 대부분 처리가 됐다. 상사가 지시하면 그대로 따라하는 행정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있는 행정이 아니다.

창의적이고 본인들이 찾아서 하는 행정이다.

요즘 직원들은 마인드가 상당히 긍정적이다. 업무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개선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예전보다 발전되고 개선된 공무원 조직이 됐다고 생각한다.

▲ 원천리천에서 주민들과 함께 봄꽃을 심고 있는 김주호 구청장.

 - “채워진 도시를 가꾸는 것이 앞으로 수원이 해야 할 일” -

Q. 영통구 주요 시책사업과 향후 구정운영 방향을 말해달라.

사업은 많지만 민원인들의 편의를 위한 사업은 올해 1월 20일 자로 광교2동 주민센터를 분동을 했다.

광교지역이 인구가 6만을 넘어섰기 때문에 행정수요가 많아졌다. 그래서 2개 동으로 분동을 해서 시민의 욕구에 적절히 대처를 했다.

앞으로는 영통1동 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영통1동은 주민들 복지센터를 연말까지 건립 중에 있다. 주민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다. 

또 무엇보다 영통지역은 기반시설이 전국에서도 가장 좋은 곳 중 한 곳이다.

광교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러한 좋은 기반시설을 채우고 가꿔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행정기관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구청과 우리 지역 주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가꾸고 채워나가는 그러한 사업을 중점 전개할 계획이다. 또 그렇게 지금 추진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구정운영 방향은 지역안정화다. 영통지역은 새로 조성된 신도시 지역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전입한 구민들이 많다.

그런 구민들이 수원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또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를 통해 수원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해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행정을 해나갈 계획이다.

Q. 수원에 근무한지 30년이 넘었다. 앞으로 도시경쟁력을 위해 수원시가 나가야 할 방향은.

물론 제가 도시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말씀드린다면 수원시는 채워질 수 있는 도시 공간은 다 채워졌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채워진 도시를 가꾸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다. 지난해 생태교통 시범마을도 운영했지만 바로 그러한 도시 만들기가 필요하다.

우리 수원의 구도심과 신도심을 서로 이질감이 없도록 가꾸고 사람이 살기 좋은 성숙한 도시를 조성하는 행정을 해야 한다. 

*김주호 영통구청장은?

김주호 영통구청장은 1977년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해 1983년 2월 1일 수원으로 부임했다.
2003년 사무관으로 승진해 영통구 총무과장, 국제통상과장, 예산재정과장, 정책기획과장 등을 거쳐 2013년 2월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의회사무국장, 복지여성국장을 역임했으며 올해 1월 2일 영통구청장에 취임했다. 성품이 반듯하고 따뜻해 후배 직원들의 신망이 높은 덕장이라는 평이다.

 <김주호 영통구청장 인터뷰는 유튜브에서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