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이 = 이인희 기자)   조금 더 화려한 만추를 즐기고 싶지만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니 가는 가을이 아쉽다. 이맘때면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고 메주를 띄워 겨울을 준비한다. 새참으로 막걸리 한잔을 나누고 달콤한 와인으로 여유를 찾아본다. 11월 만추의 경기도는 풍요롭다.

 

■ 온가족이 함께 ‘소리산마을 김장체험’

월동준비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김장이다.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풍습이기 때문이다.

‘김장은 겨울철 반양식’이라는 속담에서도 볼 수 있듯 겨울철 비타민과 무기질 등을 보충하는 영양공급원으로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알 수 있다.

그렇지만 김장을 하려면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물 맑고 공기 좋은 양평에서는 농촌체험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로 김장을 해올 수 있다.

특히 양평 최북단 소리산마을의 배추는 특별하다. 강원도와 맞닿은 곳으로 일교차가 커 배추의 육질이 단단하고, 김치를 담가놓아도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김장체험은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채소를 다듬어 김칫소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온 가족이 모여 절여놓은 배추 사이사이에 소를 넣을 때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기만 하다.

김장이 끝나면 돼지고기 수육과 보쌈김치가 점심으로 제공된다.

식사 후에 떡 만들기와 제기 만들기도 경험해 볼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해준다. 1인당 2만5,000원의 체험비용에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으며, 직접 담근 김치도 1인당 2㎏씩 가져갈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즐기며 온 가족이 함께한 김장은 익어가는 김치처럼 감칠맛 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물레골길 6 문의. 031-772-6076>

 

■ 김치명인의 비법이 궁금하다면 ‘부천 김치테마파크’

김치테마파크는 우리나라 김치명인 1호인 김순자 명인이 김치의 세계화와 명품화를 위해 설립한 김치체험관이다.

포기김치, 열무김치, 동치미 등 우리생활에 밀접한 김치는 물론 국화김치, 깻잎양배추말이김치 등 다소 생소한 명품김치들을 만날 수 있으며 김치의 역사와 저장기술을 발달과정도 한눈에 살펴 볼 수 있다.

김치체험은 김치명인 전수자의 흥미로운 김치이야기와 각 재료들의 설명과 함께 진행된다.

사전에 준비된 절인 배추와 양념들을 소개 한 후, 먼저 무를 채 썰어 고춧가루, 젓갈, 마늘 등을 한데 버무려 김칫소를 만든다.

이때 김순자 명인의 비법이 한 가지 더해지는데 바로 다시마를 우린 물에 새우가루를 넣은 육수다. 이 육수를 베이스로 양념을 더하면 김치의 깊은 맛을 더욱 살려준다.

김칫소가 완성도면 절인 배추 잎 사이에 골고루 김칫소를 넣은 후 가장 밑의 큼지막한 잎으로 잘 말아 주면 나만의 특별한 포기김치가 완성된다.

완성된 김치는 숙성기간을 거치며 맛이 익어가지만 참기름을 조금 더해 겉저리로 바로 먹어도 좋다.

평일에는 사전 예약된 단체위주로 김치 담그기 체험을 진행하며 주말에는 가족위주의 김치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길주로 1 문의. 070-4251-1212>

 

■ 옛 맛 지키는 장인의 손길 ‘창하된장’

전통의 맛을 지키기 위해 옛날 방식 그대로 장을 담그는 곳이 있다. 파주에 있는 ‘창하된장’이다. 재료 선정에서부터 남다르다.

가장 중요한 콩은 민통선 안 청정지역에서 자란 장단콩을 고집한다. 물도 천연 암반수를 사용하며, 소금 역시 서해안에서 채취한 것으로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하고 있다.

콩을 삶는 과정도 전통방식 그대로다. 무쇠 가마솥에 장작불을 지펴 정성을 다해 콩을 삶아낸다.

여기에 수작업으로 메주를 빚고 볏짚으로 엮어 자연건조로 발효시킨다. 방부제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연 숙성으로 부드럽고 진한 옛 향기를 지켜가고 있다.

장을 담그는 일만큼 오랜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음식도 없을 것이다. 콩을 수확해 겨울이 시작되면 메주를 빚고 정월에 장을 담근 후, 봄바람 불어오면 장 가르기를 한다.

그 후로 오랜 시간 정성과 사랑을 쏟아야만 맛과 향이 깊어지니 말이다.

30여 년간 고집스레 전통을 지켜온 장인을 보고 있자니,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도록 항아리를 닦던 할머니와 어머니의 모습이 아련한 추억으로 되살아난다.

창하된장에서는 장 담그기 체험으로 고추장 만들기를 할 수 있으며, 30명 이상 단체에 한해 가능하다. 체험이 끝나면 1인당 고추장 1kg씩 가져갈 수 있다.

장을 직접 담그고 싶다면 미리 신청하면 된다. 정월에 장을 함께 담그고, 40~50일 후 장 가르기를 한다.

그 후 3년간 옹기 속에서 햇살과 바람으로 숙성시키며 정성스럽게 보관해준다. 오랜 기다림 사이로 장인의 손길이 더해져 구수한 전통의 장맛이 완성된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427번지 문의. 031-946-3504>

 

■ 통일막걸리의 명성 ‘배다리 술박물관’

막걸리는 대표적인 서민의 전통주로 예로부터 밥처럼 즐기는 술이었다.

다량의 효모균이 살아있는 막걸리는 노화방지에 필요한 유기산과 필수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소가 포함되어있다.

고양시 원당에 1915년에 창업된 배다리술도가는 5대째 가업을 잇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술도가로 배다리막걸리를 생산한다.

누룩과 쌀을 주재료로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인의 입맛을 맞추어 전통발효에서 우러나는 감칠맛과 생막걸리의 청량감이 잘 어우러지는 막걸리로 인근 주민과 애주가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배다리 막걸리는 한국 현대사에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근을 지나던 박정희 대통령이 우연히 들른 삼송리의 주막에서 배다리막걸리 맛을 보고는 그 맛에 심취해 14년간 대통령전용 쌀막걸리를 별도로 빚어 청와대에 납품했다.

또 1999년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의 평양 방문시 김정일 위원장의 부탁으로 남북정상회담 만찬장까지 전해졌으며 그 후에도 여러번 비공식적으로 북한에 보내지면서 ‘통일막걸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술도가에서 운영하는 배다리술박물관에는 전통술 관련 기구와 제조과정을 전시하며 우리 술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교육과 체험을 병행한다. 1층의 카페에서는 배다리술도가의 전통주의 시음과 구입이 가능하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수역이길 120-24 문의. 031-967-8052>

 

■ 모래강의 명품 와이너리. ‘샌드리버’

와인은 사랑이다. 최근 독특한 풍미로 주목받는 고품질 국산 와인 샌드리버의 철학이다. 샌드리버가 자리 잡은 송산은 예로부터 송산포도로 유명한 지역이다.

황토와 조개껍질이 섞여 토양의 양분이 좋고 해양성 기후로 해풍은 과일의 육질을 단단하게 해주고 풍부한 일조량은 당도를 월등히 높여 포도재배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와인을 만들기 위한 최상의 떠루아를 갖춘 셈이다. 샌드리버의 와인 포리버는 송산포도의 맛과 향을 살리면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신선하고 건강한 와인이다. 산도, 탄닌, 알콜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첫맛은 부드럽고 끝맛은 달콤하다.

샌드리버 와이너리 투어는 대형 저장팅크 20여개의 웅장한 저장고를 시작으로 와인 제조장 체험 순으로 진행된다.

와인을 병에 직접 담고 코르크마개로 봉인 한 후 라벨에 이름을 넣어 나만의 와인을 만드는 버틀링체험이 흥미롭다.

투어 외에도 가볍게 포리버를 시음하는 체험부터 와인양조체험, 와인상식 강좌 등 와인문화와 관련된 교육과 세미너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와이너리 1층에는 식사와 함께 포리버를 즐길 수 있는 카페를 운영한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송산로 152번길 28 문의. 031-366-8338>

<경기관광공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