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이 = 편집국장 칼럼)   롯데 펜타빌리지 문제로 오산이 시끌시끌합니다.

곽상욱 시장이 민심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신뢰의 문제입니다.

다기능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요.

서로 다른 찬반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입장이 서로 다르니까요. 

찬성하는 쪽은 생활의 폭이 더 넓어지고 편리해지는 것이 이유일 것입니다. 생활이 즐거워 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하는 쪽은 이유가 좀 더 절박합니다. 지역의 소상인들의 경우 생계가 걸린 문제일 수도 있으니까 애가 많이 탑니다.

그렇다면 시는 누구의 목소리를 좀 더 귀담아 듣고 신경을 써야 할까요. 당연히 당장 거리에 내몰릴지도 모른다는 주민들의 목소리일 것입니다.  

곽 시장은 이 과정에서 중대한 실수를 합니다. 펜타빌리지 투자협약을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체결합니다.

찬찬히 뜯어보고 공론화를 시켜도 모자랄 판에 반발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겠냐는 의심과 질책의 눈초리가 따갑습니다.

예상치 못한 정치권의 역풍에다 거센 상인들의 반발이 일어납니다.

수습하는 과정이 당황스럽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주민들은 도대체 오산시와 곽상욱 시장을 신뢰할 수가 없습니다.

시가 해명하는 말은 많지만 도통 가슴에 와 닿지가 않습니다. 주민들은 진실보다는 거짓, 진심보다는 위선이라고 분통을 터뜨립니다.   

이유를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협약을 급하게 체결한 이유가 뭐냐는 상인들의 질문에 곽 시장은 이유를 말했습니다. 

오산시가 협조하지 않으면 펜타빌리지가 가까운 동탄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을 경기도로부터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협약을 서둘러 체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김문수 지사로부터 직접 들었는지 아니면 경기도 담당 실무진으로부터 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곽 시장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습니다.

상황이 정말 그랬다면 시청 내부에서라도 협약을 급히 체결하는 과정에서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유가 당연히 실무자 회의 의제에 올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산시청에는 곽 시장 말고는 정말 경기도가 그런 말을 했는지 아무도 알고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부시장도 경기도가 그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합니다. 경기도로부터 확인도 안 됐습니다. 곽 시장이 그랬다고 하니 그냥 믿을 수 밖에요. 그러나 믿기가 어렵습니다.

또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가 집 옮기듯이 여기 아니면 저기, 그리 간단한 문제도 아닐 것입니다.

펜타빌리지 투자협약을 포장하는 과정에서 또 문제가 생깁니다.

오산시는 곽상욱 시장이 직접 명품 아울렛이 입주해 있는 이천과 여주를 돌아보고 나서 조사 결과를 발표합니다.

이천시의 경우 아울렛 유치 이후 지역 구도심 상권 매출이 8%가 올랐다고 발표합니다. 그러나 곧 오산 상인들이 현장을 방문하고 난 이후 황당한 억지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알져진 바에 따르면 지역 상권의 롯데카드 매출이 8%가 신장됐다는 롯데쇼핑 측의 신뢰하기 힘든 말을 그대로 전했다는 말이 들립니다.

시가 직접 조사한 수치가 아닌 것만은 확실하니까 정확한 답변을 듣기가 어렵습니다.

현지 상인들은 오산시의 주장이 ‘사기’라며 오히려 더 분노했습니다. 곽 시장은 또 한 번 신뢰를 잃었습니다.

문제가 커지자 곽 시장은 지역 정치권과 상인들에게 투자협약을 백지화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에 이릅니다. 공천에도 영향을 줄 정도로 일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신뢰가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민을 우롱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듭니다.

협약을 백지화 하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공식발표는 없다는 것이 오산시의 이중적인 모습입니다.

공식적인 발표 없이 협약이 백지화 될 수 있을까요? 오산시와 롯데쇼핑이 양자 간 협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중간에 경기도가 있습니다. 혼자 안 한다고 비공식적으로 말했다 하더라도 어떻게 무효가 되겠습니까.

곽 시장의 심중이야 모르겠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을 놓고 볼 때는 당장의 위기만 모면하려는 변명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벌써부터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곽 시장 입장에서 볼때 지금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먼저라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