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장례시스템 구축하고 있는 한국추모시설협회 최혁 회장

(미디어와이 = 홍인기 기자)   우리의 장례문화는 어둡고 무겁다. 형식도 많고 절차도 많지만 소비자는 알려고 하지 않고 장례업계는 그 속을 내보이지 않는다.

장례식장 선정에서부터 고인을 안치하는 일까지 정부규제나 관리도 꼼꼼하지 않다. 유족들은 불만이 있거나 바가지를 써도 어디 한군데 하소연 할 곳도 없다. 장례를 치루는 과정이 베일에 쌓여있던 이유였다.

재단법인 효원납골공원 최혁 이사장은 그동안 음지에 가려있던 우리의 장례문화를 양지로 이끈 개척자다.

한국추모시설협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장례업계의 어둡고 무거운 관행과 비밀을 거침없이 걷어내고 있다. 최혁 이사장이 활짝 열어 놓은 길을 쫓다보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 최혁 회장이 지나온 길은 유독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 붙는다. 최 회장은 신뢰받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우리 장례문화를 선진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업계 최초 재단법인 설립…공신력을 확보하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효원납골공원은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그 인지도가 상당하다.

전국최초 봉안전문시설 재단법인, 국내 유일 부채 없는 전문봉안시설, 통합장례서비스 제공 등 따라붙는 수식어도 많다. 그만큼 시설 운영과 현황이 전문적이고 투명하게 소비자에게 공개된다는 것이다.

효원은 지난 2001년 변경된 장사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업계 최초로 설립된 재단법인 봉안전문시설이다. 재단법인 시설은 전국에 걸쳐 4곳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

그만큼 믿고 안심할 수 있다. 봉안추모시설이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부익부 빈익빈 상태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고 사유화 된 타 시설과의 차별성이 역력하다.

종교시설의 경우 사유화 시설이 많다보니까 소유주가 계속 바뀌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경매를 통해 소유권이 변경될 때 안치된 고인의 유족이 추가비용을 납부해야 하는 불합리한 일도 많이 발생한다. 

최혁 회장은 유족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혁 회장은 “장례는 평생에 한두 번 걸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고객이 잘 모를 수밖에 없고 관심 밖의 일이다. 그래서 장례업체라던가 추모시설업체가 고객을 기만하기가 쉽다”며 “상황이 그래도 좋은 이별을 준비하고 싶다면 미리 사전에 다 꼼꼼하게 알아보고 준비하시라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 누구도 드러내지 않았던 비밀…장막을 걷어내다

최 회장은 업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데 일에 자신이 먼저 뛰어들었다.

공신력을 확보하는 일이 가장 먼저였다. 최 회장이 운영하는 효원납골공원은 수도권에 위치한 업체 중에서도 공신력이 최고에 속한다. 이는 서울시가 인정했다.

서울시는 성동구, 성북구, 중구, 종로구, 동작구, 도봉구, 광진구 등 7개 자치구가 지난 2004년 12월 효원과 계약을 맺고 2005년부터 추모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을 대리해서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곳을 선택했다는 것이 서울시의 평가였다.

완전한 도심화로 인해 더 이상 납골당 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서울시는 자치구별로 추모시설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울시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도 위험이 있는 종교시설이나 기타 업체를 제외하고 재단법인으로 범위를 좁혔다.

재단법인 중에서도 효원은 서울시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재단의 사업 말고는 다른 곳에 투자를 하지 않는 운영의 안정성과 사업목적의 영구성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효원은 2004년 서울시 7개 자치구와 계약을 맺고 다음해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시 7개 자치구 추모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불안정한 봉안시설의 사업특성으로 인해 그때까지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던 행정기관과의 위탁사업을 성사시킨 입지전적인 사례다.

투명성과 공신력을 중요시하는 업계 대표주자로서 효원의 위상을 잘 말해주는 일화도 있다. 전국의 모든 추모시설을 감사하는 감사원 직원도 관계자가 상을 당했을 때 효원을 찾았다.

수도권의 모든 시설현황을 알고 있는 감사원 직원이 효원을 선택했다는 것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많다.

이 직원의 가족들은 의정부에서 화성시에 있는 효원을 찾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예전 청와대 고위층 인사의 가족이 상을 당했을 때도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효원에 고인을 모셨다.

최혁 회장은 “재단이 설립된 이후 투명하고 공개된 추모문화와 장례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 왔다”며 “그러나 우리 장례문화가 앞으로도 더욱 투명해 져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줄 수 있고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 “우리가 가는 길은 모든 길이 처음이다”                                                        

▲ 장례업계의 표준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한국추모시설협회 최혁 회장.
최혁 회장이 지나온 길에는 유난히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따라붙는다.

최초의 재단법인, 공정거래위원회 심의를 받은 최초 개별약관 시행, 국내유일 부채 없는 봉안시설, 행정기관 위탁운영 등이다.

최 회장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효원은 장례과정의 원스톱 토털(One Stop-Total)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장례식장에서부터 고인을 안치하는 과정까지 유족에게 신뢰할 수 있고 편안한 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지난 2012년 12월부터 최 회장은 상조서비스를 제공키로 하고 지난해 회원 모집 활동을 활발하게 벌였다.

자본이 탄탄하니까 고객의 반응도 좋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본격적으로 장례식장을 확보하고 있다.

봉안전문시설 재단으로서는 제1호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장례식장 허가를 받은데 이어 올해 2월 화성시 향남읍에 부지를 확보하고 제1호 장례식장이 곧 문을 열 예정에 있다. 이후 수도권에 5~6곳의 장례식장을 더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장례식장 운영을 위해 최혁 회장은 직접 안산에서 15개월 동안 장례식장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았다.

최 회장의 큰 그림이 완성되면 유족에게는 상조회사와 장례식장 선택에서부터 효원이 직접운영하거나 유족을 대신해 검증한 봉안시설이나 자연장지까지 그야말로 한 번에 걱정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있다.

상조회사나 장례식장 운영이 유력업체 몇 곳을 제외하고는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효원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장례 과정에서 유족의 막다른 상황을 이용해 바가지를 씌우는 각종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고 합리적인 가격에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최 회장의 목표다.

업계 누구도 공공연하게 드러내지 않았던 ‘표준 장례서비스’를 구축하고 제공하겠다는 것이 최 회장이 몰고 오는 신선한 바람이다.

최 회장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다면 성공할 수 있다. 장례서비스업의 표준화 시스템을 구축해 가는 일이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 장례문화 선진화…한국추모시설협회의 개척과 도전

최혁 회장은 지난해 3월 창립된 한국추모시설협회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추모협회는 봉안시설이 지켜야 할 표준약관과 운영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설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요 활동 중 하나이다.

드물지만 효원처럼 재단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곳이 있는 반면에 많은 봉안시설의 운영이 열악하지만 소비자에게 그러한 상황을 공지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도 많다.

리베이트 관행도 많았고 음성적인 많은 거래가 과거로부터 공공연하게 이어져 왔던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추모협회가 거둔 가장 큰 성과는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혁 회장은 봉안시설의 협상대표로서 정부부처 관계자들과의 수많은 자문과 논의를 통해 기준을 만들 수 있었고 곧 시행을 앞두고 있다. 

최혁 회장은 “협회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정보제공과 시설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과거로부터 내려 온 음성적인 부분들을 양지로 이끌어 낼 것”이라며 “우리 장례문화를 선진화 시키는 일에 협회가 앞장 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