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청 빙상부 감독-선수 갈등으로 파행… 복귀 후 함께할 멤버 없어

▲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의 영예를 안고 25일 귀국 예정인 쇼트트랙 박승희 선수.
(미디어와이 = 서희정·최대호 기자)   쇼트트랙 1천m와 3천m 계주에서 금메달과 500m 동메달을 획득한 소치 동계올림픽의 영웅 박승희(22·화성시청) 선수가 한국으로 돌아와도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박승희 선수가 소속된 화성시청 빙상부가 감독과 선수 간 갈등으로 수개월째 파행을 빚어오다 올해 1월 감독과 여자선수 3명에 대한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쇼트트랙의 경우 함께 훈련하는 멤버에 따라 기록이 크게 좌우되는 등 팀웍이 가장 중시되는 운동으로 꼽힌다.

24일 화성시청에 따르면 현재 박승희 선수가 소속된 빙상부 정원은 감독1, 코치1, 선수 8명(남4, 여4)으로 지난해 말까지 감독 1명과 남자선수 2명, 여자선수 4명(박승희 포함) 등 7명으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현재는 감독도 없고 박 선수가 함께 훈련할 여자 선수들도 모두 화성시청을 떠난 상태다. 박승희 선수가 복귀한다 해도 사실상 훈련을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 못된다.

게다가 화성시와 재계약을 하지 못한 여자 선수 3명의 경우도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 선수생명 자체가 끝이 날 위기에 놓였다.

화성시는 지난해 말 감독-선수 간 불협화음에 따른 선수들의 근태불량, 감독의 관리소홀 등의 이유로 감독과 여자선수 3명에 대한 계약해지를 통보한 뒤 올해 박 선수와 김선진(26)·황재민(24) 선수만을 소속팀에 남겨뒀다.

화성시청 빙상부를 이끌어온 이모(49) 감독과 선수들 간 갈등은 지난해 여름부터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화성시가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성시의회 김정주 의원은 “머나먼 타국에서 오뚜기 투혼을 발휘해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이고 돌아오는 박승희 선수를 어떻게 맞이하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빙상부 파행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화성시는 빠른시일 내로 사태해결을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이번주 중으로 새 지도부(감독·코치)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며 “지도부 선임이 이뤄지면 협의 후 공개채용을 통해 선수들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성시청 빙상부는 지난 2011년 창단 된 이래 1년 도 채 되지 않아 금품상납 요구, 공무원 룸사롱 접대 의혹, 공금유용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감독이 사임하는 등 한 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