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홍인기 편집국장

‘채인석 화성시장이 시장후보 시절부터 음주운전 3진 아웃 상태였다’는 미디어와이 보도는 지금도 상당한 파장을 낳고 있다.

시장후보가 타인에게 위험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세 차례 적발된 전력이 있다는 것도 도덕적으로 문제였지만, 그의 음주운전 이력이 은폐된 과정은 더욱 문제였다.

당시 민주당 공천자격 심사 기준에 따르면 채 시장은 시장후보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음주운전 이력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았고 시장에 당선될 수 있었다. 민주당의 조직적 은폐가 의심되는 부분이다.

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심각하게 무너졌고 유권자의 권리가 무시당했다는 것이 미디어와이의 입장이었다.

미디어와이는 소문을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취재는 쉽지 않았다. 강하게 신뢰할 수 있는 제보도 있었지만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채 시장이 확인해 주지 않고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수개월에 걸친 추적 취재에 들어갔다. 기자들은 선거캠프 관계자들을 만났고 채 시장 주변인을 상대로 취재를 시작했다.

민주당 중앙당과 민주당경기도당 관계자들과의 취재를 끝내고는 사건의 관계자 중 한명인 이원욱 국회의원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취재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채 시장과의 접촉을 수차례 시도하며 확인을 요구했다.

돌아온 답은 취재거부였지만 미디어와이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여러 증언과 정황을 확보해 기사를 낼 수 있었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쉽지 않은 취재과정도 문제였지만 주변의 우려도 많았다. 미디어와이와 화성시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지만 미디어와이는 ‘할 일은 해야 한다’라는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실망스러운 것은 채 시장의 대응이다. 언론을 대하는 성실한 공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디어와이는 채 시장을 상대로 공문 등을 통해 수차례 사실 확인을 요구했지만 한 마디 답변도 듣지 못했다.

시청에서 직접 채 시장을 기다리기도 했다. 시장을 만나려는 기자들과 기자를 따돌리기 위한 비서실의 눈치싸움도 치열했다. 결국 채 시장을 만날 수 있었지만 그는 역시 시장실로 황급히 사라졌다.

선출직 시장인 점을 감안한다면 공인으로서 그의 실망스런 대응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디어와이의 취재에 대해 ‘맞다, 아니다’라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던지, 아니면 기사내용을 인정하고 유권자에게 사과하기 보다는 일부 언론의 ‘비호’ 속에 몸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채 시장은 최근 모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특정언론에 의해)후보시절 경력과 관련한 보도부터 특혜, 그리고 하물며 개인 신상문제까지 거론이 되면서 한 때 대응에 대해서도 생각을 했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제가 됐을 일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미디어와이의 보도를 “인신공격성 보도”,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치부했다.

그러나 인터뷰 어디에도 자신의 음주운전 3진 아웃 보도가 잘못됐다고는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사실을 적당히 호도하고 상황을 뭉뚱그려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의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인터뷰한 언론사도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적당히 변명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한때 대응을 생각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는 말도 수긍하기 어렵다.

‘음주운전 3진 아웃으로 공천자격이 없음에도 사실을 숨기고 시장에 당선됐다’는 기사는 현역시장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이다. 사실이 아니면 대응을 하는 것이 마땅해 보인다.

미디어와이는 채인석 시장에게 보도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대응해도 무방하다고 권해드린다.

미디어와이는 물론 취재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다. 시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에게 혼란을 드린 책임을 지겠다는 말이다.

채 시장의 인터뷰를 실은 모 월간지에 대해서는 언론의 책임과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이 매체는 본지에 대해 외부 칼럼도 실었는데, 그야말로 뜬금없다.

미디어와이가 ‘(채 시장의)‘음주운전’ ‘이력문제’ ‘인사문제’ ‘청탁비리’ 등을 물고 늘어지며 채 시장이 최근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 외부필자는 미디어와이가 “‘공정보도 품위유지 올바른 정보사용 사생활 보호’라는 ‘참언론’이 지켜야할 금도를 어겼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채시장의 구설수와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을 듣고자 비서실장과의 통화를 몇 차례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못했음을 밝힌다”라며 끝을 맺었다.

필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칼럼이다. 앞에서는 본지 기사를 비난하고, 뒤에서는 본지가 제기한 각종의혹을 취재하려 했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아마도 처음부터 본지를 비난할 목적으로 칼럼을 썼으나, 비난할 이유를 마땅히 찾을 수 없었으니 그럴 것이다.

이 매체에 대해서는 ‘참언론’이 지켜야할 금도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고 되묻고 싶다.

말해야 할 때 침묵하는 언론을 본적은 많았지만, 해야 할 말을 하는 언론을 비난하는 언론은 본적이 없다.

미디어와이는 ‘말하지 말아야 할 때 말하는 것은 그 죄가 작지만,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는 것은 그 죄가 크다’는 정조대왕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