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원채 용인시공무원노조 초대 위원장

용인시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달 말 출범했다. 용인시청노조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공익을 최우선적으로 하는 투명하고 모범적인 단체로서, 새로운 직장문화를 창출하고 시민들에게 참봉사자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 위해서라고 출범을 알렸다. 아울러 노조는 앞으로 공직 내부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4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겠다며, ▲특정 공무원집단의 주요 보직 순환적 독점 ▲올바른 예산집행 막는 외부압력 ▲과중한 업무부담 주는 조직구조 ▲의견수렴 없는 일방적 의사 결정 등 4가지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에 본지에서 정원채 용인시공무원노동조합 초대 위원장을 만나봤다.

▲ 정원채 용인시공무원노조 초대 위원장. ⓒ미디어와이

▲ 먼저 노동조합 출범을 축하한다. 그런데 노조 설립이 타 지자체에 비해 좀 늦은 것 같다. 그 이유는?
- 용인시는 짧은 시간 안에 갑자기 커진 도시다. 개발 정책으로 인해 인구가 급증하고 도시가 확장되다보니 행정조직 또한 갑자기 커졌다. 2005년 이후로 매년 150명에서 200명 정도의 공무원을 신규채용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진급이 빨라지고 인사 적체가 없었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이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별로 못 느꼈다고 생각한다. 또한 2006년 이후로 공무원 노조가 합법화 돼 그전에는 노조 설립이 쉽지 않기도 했다.

▲ 용인시 공무원 조직 내부의 4가지 문제점을 꼽았다. 노조 설립 배경과 취지가 이와 깊은 연관이 있어 보이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 먼저 주요 보직 순환적 독점 문제는 7, 8, 9급 실무진이 같은 업무로만 순환하고 있다. 이는 특정 업무에 대한 세력화가 형성될 수 있는 문제이다. 인사는 만사인데, 특정 공무원들이 특정 보직을 독점하는 이런 형태는 옳지 못하다. 이어 공무원은 해당 업무를 함에 있어 법과 규정에 따라 업무를 결정해야 하는데, 보다 큰 힘에 의해 원칙에 벗어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아울러 공무원 조직에서 6급까지는 실무자에 해당한다. 하지만 용인시의 경우 6급의 경우 계장이라는 직급을 가지고 관리자 역할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실무 인력이 모자라게 된다. 이런 구조적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최근 경전철 문제로 공무원들 복지포인트를 삭감했다. 시민들 입장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지만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당사자인 공무원들의 의견 수렴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가 실무진들의 견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무원 노조가 필요하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용인 경전철로 인해 용인시 공무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들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어떤 식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인지?
- 일단 용인시 전 공무원들의 복지포인트가 삭감됐다. 또한 5급 이상은 기본급의 3%를 반납했다.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 전체를 위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은 이해된다. 하지만 경전철 문제는 전 시장과 시의회에서 잘 못 결정한 일이다.
심지어 당시 실무 공직자들은 이를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 대가는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치루고 있다. 이는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
일단 노조 출범 후 조합원을 어느 정도 모은 다음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모아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 공무원 노동조합 관련 단체가 여러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노선을 택했으며, 앞으로 노조가 추구하는 지향점은?
- 기존 관련단체와 연대하는 것은 뒤로 미루고 있다. 외부적 노선 결정보다는 내부 결속에 치중하려 한다. 길게 보고 차근차근 조합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노조 가입은 본인이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홍보를 통해 급하게 세력을 규합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현재 조합원들이 적지만 지속적으로 구성원의 힘을 결집해 공익과 조합원의 권리를 찾는데 힘을 모아 나갈 것이며, 앞으로 시 내부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고 부정·부패 추방 등 공직사회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7, 8, 9급의 창구 역할을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