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는 '서민'vs박근혜는 '얼음공주' 대변인실 홍보문건 들통
출사표 던진 김문수, 치밀(?)하지 못한 측근덕에 대선전략 유출

▲ 경기도 대변인실에 의해 유출된 김문수 지사 이미지 홍보전략 문건을 두고 관권선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남도 아닌 측근이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네"

경기도가 관권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4일 경기도청에서 발견된 3쪽 분량의 김문수 지사 이미지 홍보 문건 때문이다.

이 문건은 도 대변인실이 도정 홍보목적으로 언론인들에게 제공하는 보도자료에 의해 유출됐다. 대변인실이 종이를 아끼기 위해 사용한 이면지 보도자료에 관련 내용이 담겼던 것.

'서민 이미지 홍보방안'이란 타이틀로 작성된 이 문건에는 김문수 지사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서민' vs '얼음 공주'로 규정화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김문수 vs 박근혜'의 대칭적 이미지를 리더십 스타일, 어법, 어법의 기조, 이미지, 북한에 대한 태도, 재산과 주택 등의 항목으로 구분했다.

상세 내용을 보면 김 지사가 택시 운전을 하는 등 현장과 소통을 중시하고 민주화와 노동운동, 투옥생활을 했으며 어법이 산문적·소설적이고 때로는 시적이라면, 박 비대위원장은 침묵과 신비주의, 청와대와 영부인 대행, 메시지 위주의 단문 어법으로 각각 대비시켰다.

또 김 지사가 일꾼과 서민이며 북한에 대해서 북한 인권법 제정과 3대 세습을 비판하고 재산은 4억 원대 아파트가 전부인 반면, 박 위원장은 공주에 귀족이며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과 회담하고 북한 인권 및 민주화에 침묵했으며 총재산이 20억 원대로, 동생인 박지만은 수백억 원대 재산을 지닌 인물로 구분했다.

문건은 이런 김 지사의 '서민 도지사' 이미지를 매체별로 홍보할 것을 명시했다. 지속적이고 감동을 주는 서민 행보를 알리고 감동과 스토리를 전파하는 이벤트를 열도록 했으며 이를 위해 여성잡지와 월간지 등을 활용하고 여성 시청자를 겨냥한 텔레비전 대담프로 출연 등의 방안도 제시됐다.

이 외에도 '현장에서 쓴 시집 출간(지사님)', '사모님 책(에세이)', '택시운전 책 증보판 발행' 등 출판 구상도 포함됐다.

특히 김 지사의 울고 웃는 모습을 비롯해 택시기사·재래시장·노숙인·한센인·탈북자·다문화가정·장애인·공장노동자·농민·아이들과 함께한 사진을 주제별 목록화 후 선정해 '서민 MS 온라인 사진전'을 기획하는 방안도 담겼다.

노동운동 시절과 국회의원 시절 서민을 대변한 발언과 법안 제출 등을 스토리로 알리는 것은 물론, 공관과 단골식당, 단골미용실, 옷·구두·안경 등 소품 브랜드 등의 지사 생활을 언론에 공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게다가 이 문건에는 그간 "정치쇼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현장행정이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친 택시운전과 관련한 내용도 있었다. 'MS의 택시기사쇼 시즌2 제안'이 그것. 제목만 보면 경기도 스스로가 김 지사의 택시운전을 '쇼'로 규정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문건에 대해 김용삼 경기도대변인은 언론에 "지난해 2월 지인에게 받은 문건"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정황상 김 대변인의 해명은 관권선거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거짓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택시기사쇼 시즌2 제안'도 그렇고 가정의 달 5월을 '서민 김문수 전략투어 기간'으로 설정한 것도 시기적으로 김 대변인의 해명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의 한 관계자는 "대장(김문수 지사)은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야심차게 출발했는데 그를 보위해야 할 부하들이 허점을 마구 흘리고 다닌다"며 "김 지사도 치밀하지 못한 측근 덕에 시작부터 고생문 열렸다"고 냉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