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돌려막기 공천’에 유권자 반발 확산
코미디 수준 막장공천에 투표거부 움직임도

중앙 정치권이 경기도민을 여지없이 실망시켰다. 누가 질세라 쇄신과 개혁을 외쳤던 여·야가 공천 앞에서는 구태를 서슴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일 경기도지역 정가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타 지역 공천에서 떨어진 인사를 지역정서도 무시한 채 땜빵식 돌려막기 공천을 자행했고 민주통합당은 언제 쇄신을 외쳤냐는 듯 전략공천이라는 명분으로 전·현직 의원들을 전략적으로 공천했다.

새누리당의 경우 수원 권선에 현역 정미경 의원을 배제시키고 배은희(비례) 의원을 공천했다. 배 의원은 당초 서울 용산에 공천을 신청했다 실패한 뒤 조전혁 의원의 낙마로 자리가 빈 천 인천 남동을에서 출마를 저울질해 왔다.

화성서부지역인 갑구에는 수원영통에서 뼈를 묻겠다던 고희선 농우바이오 회장을 내려 보냈다. 고 회장은 수원 영통구 공천신청에서 배제된 바 있다.

화성동부지역인 을구에서도 돌려막기 공천이 자행됐다. 이곳에는 수원팔달 공천에서 탈락한 리출선 전 경기도새마을회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이 때문에 성실의정활동으로 잘 알려진 현역 박보환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새누리당의 돌려막기 공천은 이뿐이 아니다.

부천 원미을에는 부산 중·동에서 공천신청을 했다 낙천한 손숙미(비례) 의원을 공천했고 남양주갑에는 대구 달서을과 파주갑에서 잇따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취소한 바 있는 송영선(비례) 의원을 공천자로 확정했다. 또 서울 강동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사퇴한 노철래(비례) 의원은 남양주갑에 공천됐고 재선의 정진섭 의원은 탁락했다.

공천 문제로 도민을 실망시키건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였다.
민주통합당 또한 수년간 지역을 지켜온 인사들을 배제하고 전략공천이라는 명분하에 당 입맛에 맞는 공천을 자행했기 때문이다.

고영인 전 도의원이 나섰던 안산 단원에는 백혜련 전 대구지검 수석검사를 공천했고 과천·의왕에는 대구출신의 송호창 변호사를 내려 보냈다. 광명을에는 부산출신 이언주 변호사를 전략공천했고 여주·양평·가평에는 조민행 변호사를 공천했다.

민주통합당이 경기도내 전략공천한 인사 가운데 경기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이는 단 1명에 불과했다. 반면 해당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온 정치신인들은 배제됐다. 게다가 일각에서는 경기도에 법조인을 대거 영입한 것을 두고 사법기관 장악을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여·야 모두가 개혁·쇄신 공천이 아닌 낙하산·돌려막기 공천을 자행한 지역에서는 투표 거부 움직임까지 제기되는 등 심각한 공천 후유증을 앓게 됐다.

한 정당인은 “여야의 막장공천으로 인해 지역에서 당을 위해 헌신한 인사들은 ‘닭 쫓던 개’ 신세로 전락했고 유권자들은 지역대표를 뽑을 권리를 무참히 짓밟혔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