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와이
산수화(오산수원화성) 지역 시장들이 손을 잡고 걸었다. 입가에는 미소를 가득 담고서.
지난 23일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는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산수화시장 공동용역협약식’ 및 ‘산수화 상생협력위원회출범식’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염태영(수원) 채인석(화성) 곽상욱(오산)시장이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 분위기는 좋았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 소속 시장이고 나름 친분도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그때문인 지 금방 뭔가 될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세 시장은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서는 각각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에 앞선 2월21일 화성시유앤아이센터에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올바른 이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가 있었다. 당시 토론장 분위기를 봤다면 세 시장은 이날 한자리에서 웃을 수 없었을 것이다.  

조금 살을 붙이면 토론회라기보다 농성장 같았다. 야유가 있었고 욕설도 나왔다. 토론은 민주주의의 대표적인 대화방법이다. 문제해결을 위한 소통수단이다. 지방자치를 위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한 토론장이 찬반주장 앞에 시장판이 되는 것을 보고 한심스러웠다. 이런 시민의식으로는 아무것도 풀 수 없다고 감히 단언한다.

토론장을 주름잡은 측은 토론자가 아니라 통합반대 시민들이었다. 찬성론을 펼치는 토론자의 말이 시작하자마자 반말을 던졌다. 말리는 진행자에게 욕설까지 했다. 이것이 사단이었다. 토론을 방해하는 자를 진행자 권한으로 바로 퇴장 시켰어야 했다. 이미 때를 놓쳤다.

그 후 분위기는 자신의 의견이 맞지 않는 소리가 나오면 고함을 쳐댔다. 찬성자들도 지지 않겠다고 토론 중간 중간에 불쑥 등장했다. 결국 통합반대 시민들은 토론이 끝나기 전에 자신들의 말만 하고 무더기로 토론장을 빠져나갔다. 그것도 소란스럽게.

유앤아이센터 화성아트홀은 700석이 넘는다. 1, 2층을 꽉 채웠다. 통합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를 보는 듯 했다.  

그러나 오산이다. 이날 오후 3시에 시작한 토론회에 일반시민은 과연 얼마나 참석했을까? 상당부분 동원된 사람들이었다. 공무원도 제법 많이 참석했다. 근무시간에 해당부서가 아닌 공무원이 참석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채인석 시장 이하 통합을 반대하는 공무원이 많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채 시장은 물론 인사말을 통해 “시민에게 객관적 정보를 주기위한 자리임”을 강조했다. 그 정보가 판단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개인적 생각을 내보이지는 않았다.   

문제는 이날 토론장에 온 사람들만이 시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의 반대고함이 전체 시민의 의견일 수 없다. 이들의 찬성박수가 시민의 바람일 수 없다. 입을 열지 않는 박수치지 않는 수많은 시민들이 있다. 업무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들에게 통합관련 정보를 충분히 줘야 한다. 그리고 의견에 귀기우려야 한다.

토론회장 질서조차 지키지 못하는 시민들의 주장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반대 면 반대, 찬성이면 찬성의 논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 주장을 듣고 싶다.

덧붙이자면 필자는 산수화 지역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 만일 통합이 된다면 어떤 비전이 있을까? 지금대로 간다면 산수화 지역이 어떻게 발전해 갈까 궁금하다. 
그 결정은 토론장에 참석하지 않은 시민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