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와 다오” 김문수 측근들 총선결과는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8개월여 남았다. 그 전에 실시되는 4·11총선이 대권에 주는 영향은 크다. 예비후보 등록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자천타천으로 후보군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특히 경기지역 정가에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근들이 이번 총선에서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지 촉각이 서 있다. 측근들의 국회 입성 여부가 김 지사의 대권행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는 총선 후 김 지사의 당내 영향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과분의 관계다. ‘안철수’의 등장, 그리고 10·26 재보선 이후 불거진 한나라당 개혁논의 등 정치적으로 어수선한 이 시기다. 한 명의 원내측근이 큰 힘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결코 쉽지 않은 국회입성. 김 지사 측근 중 누가 뛰고 누가 가능성 있나를 분석했다.

김 지사 당내 영향력 강화 해법 찾기에 부심
잠룡으로 원내 측근 약해, 이번 총선 분수령

김문수, 내년총선 측근포진 성공 얼마나

▲ 김문수 경기도지사.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도 최초 재선 도지사라는 타이틀을 얻은 김 지사는 그간 도정과 대권행보를 저울질하며 ‘때’가 오면 역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정치행보와 관련 ‘12월 사퇴설’, ‘1월 사퇴설’ 등이 나돌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

도지사의 경우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9월 중순까지 사퇴하면 되지만 먼저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 만큼 총선 직후 또는 경선 시점에 맞춰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총선 결과와 이후 정치권 동향에 따른 정치판도 변화가 어떻게 작용될지 예단하기 어려운 까닭에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김 지사가 현직 단체장이라는 핸디캡을 내년 총선을 통해 극복함과 동시에 당내 영향력 강화 해법 찾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권·대권 분리규정 폐지를 주장했던 김 지사가 최근 공천권을 두고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견제수위를 높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김 지사는 각종 언론을 통해 박근혜 전 대표의 기득권 포기를 강하게 요구했다.
지난달 15일에는 방미 도중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대통령보다 박 전 대표가 사실상 더 막강한 당내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누구든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 모두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전 대표가 버려야 할)첫째 기득권은 공천권이지만, 둘째 기득권은 내년 대통령 후보”라고 꼬집어 말했다.

김 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박 전 대표의 인기는 높지만, 실력을 가늠할 길이 없다”면서 “모든 사람이 교주님 교시 해석하듯 자꾸 신비주의에 빠진다. 그러다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면 허무한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박 전대표를 타깃으로 삼는 가장 큰 이유는 당내 기반이다. 박 전대표에 주변에는 원내 지원군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다. 박 전대표가 최근 서청원 미래희망연대에게 손을 내 민 것도 당내 지원군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분명하다.

반면 김 지사는 당내에서 제 자리가 확고하지 못하다. 물론 한나라당에서 김 지사의 ‘역할’은 분명히 있다. 다만 대권후보 김문수로 지지층은 두텁지 못한 것이 큰 약점이다. 따라서 김 지사의 측근이 이번 4.11총선에서 약진하는 길만이 김 지사의 운명을 바꾸는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다.

김 지사는 지금이라도 당권·대권 분리규정이 폐지된다면 당권도전에 나설 의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권도전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 앞서 당으로부터 대표로 나서 달라는 주문을 받았으나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당·대권 분리조항’ 때문에 출마를 포기한 바 있다.

결국 대권을 꿈꾸는 김 지사의 정치적 거취에 대한 결단 시기는 내년 총선으로 볼 수 있다. 김 지사의 측근이 이번 총선에서 얼마나 살아 돌아오느냐에 달렸다.

▲ 좌측 상단부터 김부회 노용수 박종운 서상목 심재인 안병도 유연채 이명우 임해규 차명진 최우영(가나다순) ⓒ데일리와이
김문수에 힘 실어줄 측근인사 누구
김 지사가 총선 후 힘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힘을 실어 줄 측근들의 여의도 입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당 쇄신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김 지사가 자신의 몫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김 지사가 박 전 대표를 향해 공천권 등 기득권 포기를 주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경험이 그 예다. 당시 선거에서는 일명 ‘김문수 사단’으로 불리는 측근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며 정계 입문을 시도했다. 그러나 부천지역의 차명진·임해규 의원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공천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인지 현재까지 김 지사 측근들의 정치적 행보는 크게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주요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이미 각자의 위치에서 출정준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17대 국회에서 재·보궐선거를 통해 김 지사의 보좌관을 지냈던 차명진(부천소사) 의원과 지구당 사무국장 출신인 임해규(부천원미갑)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국회 수성을 통해 김 지사의 대권행보에 큰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김 지사를 국회의원 후보시절부터 보좌해온 허숭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도 최근 안산지역에서 공개포럼 등을 개최하며 표밭 다지기에 나선 상태다.

김 지사의 러브콜로 경기도청에 발을 들인 유연채 정무부지사의 경우 용인지역에서의 출마가 유력시 되고 있다. 또 경기도 대변인을 세 차례나 역임한 바 있는 최우영 경기도 정책보좌관도 남양주 출마가 예상된다.

김 지사의 복지자문 서상목 이사장의 경우는 충남 홍성·예산 출마설이 돌고 있으며 지난 18대 총선에서 김 지사의 권유로 정치판에 뛰어든 심재인 전 경기도 자치행정국장도 수원지역 출마자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 밖에 시흥시에서 꾸준히 정치생활을 이어온 노용수 전 경기도 비서실장도 금배지를 향한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안병도 한나라당 경기도당 정세분석위원장은 고양지역 출마가 예상된다.

이밖에 지난 18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부회(안산) 전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이명우(고양) 전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 박종운(부천) 전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 사무총장 등은 해당 지역정가에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이 같은 측근 출마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한 측근은 “김 지사가 아직 어떤 결단을 내린 것도 아니고 공천방향이 어떻게 결정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총선에 대해)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총선을 논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며 “내년 초가 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