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전만해도 활력 넘치는 도시 1위 지역경쟁력 1위를 자랑했던 화성시. 그런 화성시가 최근 들어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OC사업은 이미 멈춰선지 오래고 야심차게 추진됐던 각종 대형 프로젝트는 소리 없이 사장되고 있다. 세계 25대 도시를 꿈꾸며 멈추지 않고 달려가겠다던 과거 화성시의 약속은 먼 이야기로 남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데는 민선4기 무리한 사업추진과정에서 초래된 재정난과 민선5기 정권교체에 따른 시정운영 기조 변화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잘나가던 화성시가 정체를 넘어서 퇴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도 나오는 실정이다. 화성시정의 현 상황을 짚어봤다.

▲ 지난 2009년 8월 8일자 조선일보에 보도된 화성시 관련 기사.
주요사업 줄줄이 좌초…약속 없던 일로
재정난에 정권교체 후유증 엎친데 덮쳐

◆금고는 비고 사람도 바뀌고….
“화성시는 연습할 시간이 없습니다” 이는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모 시장후보자가 내건 슬로건이다.
이 슬로건이 요즘 화성시 공직사회에서 서서히 회자되고 있다. 이는 당시 슬로건을 내건 후보자를 선망해서가 아니다. 현 화성시정이 정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활력 넘치는 도시 1위 지역경쟁력 1위를 자랑했던 화성시가 민선5기 접어들어 활력도 없고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부터다.
실제 화성시는 민선5기 들어 새롭게 추진한 사업이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이다.
민선4기 방만한 시정운영으로 인해 시는 재정위기를 맞았고 민선5기 정책결정권자가 된 채인석 화성시장은 재정 부족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지난해 말에는 예산 당겨쓰기 논의마저 진행될 정도였다.
돈이 없다보니 신규 사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고 그나마 진행되던 사업도 축소되는 등 시정 전반에서 위축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시는 재정난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보다 전임자의 방만 경영을 탓하는데 열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채인석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재판에 휘말리면서 1년여의 세월을 시정에 집중하지 못한 채 시간을 낭비했다. 수장의 운명이 걸린 재판을 지켜봐야 했던 시 공직자들도 불안한 심리에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공직 내부도 능동이 아닌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실무급 직원들은 어정쩡한 시정운영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채 시장의 시정운영 기조가 콘크리트 정책 등 하드웨어식 정책보다는 시민화합, 내실 다지기 등 소프트웨어식 정책에 맞춰져 있다 보니 겉으로 드러나는 변화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결국 민선4기 시절 시가 추진해오던 사업들은 하나 둘 정체가 시작됐고 푸르메재활병원 건립사업 등 일부 대형 사업은 백지화를 맞게 됐다. 정권교체로 인한 후유증인 셈이다.
이로 인해 전임 시장의 약속만을 믿고 기대감에 부풀었던 시민들은 행정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진 상태다.

◆기존 ‘약속’ 정권 바뀌자 흐지부지
민선5기 접어들어 사장된 대표적인 사업은 바로 향남 의료복지타운 조성계획이다.
장애아동을 위한 재활전문병원 건립은 1만여㎡의 병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좌초됐고 이로 인해 함께 계획된 시립노인전문병원과 재활공학센터 건립도 무산됐다.
서신면 궁평리에 계획된 해양천문테마파크도 앞날이 캄캄하다. ‘대한민국 최초’라는 타이틀로 야심차게 추진된 해양천문테마파크는 당초 올해 말까지 모든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부지매입조차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장안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지구지정 7년 만에 해제 위기에 놓였고 지난 2005년부터 추진된 병점복합타운 개발사업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사업은 정부 측의 사업의지 빈약으로 맥을 잃은 상태다. 또 지난 2006년부터 181억여 원을 들여 조성하고 있는 홍난파 꽃동산 기념관 조성사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권역별 체육시설 조성 계획은 학교 체육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채 시장의 학교시설복합화 의지에 시작도 못하고 사장됐다. 언제 다시 추진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지난 2009년 중점과제로 꼽혔던 고렴지구 해양컴플렉스 조성계획은 당초 준공 계획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시의 추진의지가 강한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조성은 국비지원 문제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화성시의 문화적 특색을 표현할 수 있는 축제도 사장되긴 마찬가지다.
6년간 시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화성포구축제는 올해 들어 열리지 않았고 화성동부권의 유래를 알리는 병점 떡전거리 축제도 올해에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