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 생각할 겨를 없어" 안 한다고는 안 해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뉴스톡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여야가 손익계산에 분주한 가운데 안 원장의 한 지인은 2일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여러 가지 하는 일들이 많아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또 “출마를 강력히 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면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된 지 얼마 안 돼 대학원을 키워야 하고 신성장동력 육성 등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 깊이 생각을 못해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인은 “내가 아는 안 원장은 대학원장직에 보람을 느끼고 있고 책임감도 강한 사람이어서 현재 하는 일을 갑자기 그만 두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출마를 종용하는 사람들에게 단박에 ‘노(No)’라고 말하기가 힘든 상황인 것 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안 한다’고는 안 했다”면서 “답변에 여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 교수와 가까운 또 다른 지인은 “안 교수가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면 평소 안 교수의 성품으로 봤을 때 90% 이상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출마하더라도 여야 기존 정당이 아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친박 의원은 “안 교수가 나온다는 말에 당내 공천심사위원들 사이에 서울시장 보선은 다 끝났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친이 의원은 “야권분열이라는 측면에서 한나라당에 유리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우리 쪽에서도 안 교수의 영입을 위해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최고위원은 “많은 사람의 호감을 갖는 분들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 아닌가”라면서도 “그런데 정당을 업고 가는 것인가,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인가..”라며 촉각을 세웠다.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과학계에서는 훌륭한 분이지만 서울시장으로서 적임일지는 의문”이라고 했고, 권택기 의원은 “경쟁력 있는 후보라면 당에 들어와 당원과 서울시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안 원장의 무소속 출마에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안 원장이 젊은 세대의 표를 흡수해 한나라당보다는 야당 후보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안 교수가 야당으로 오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일단 추이를 살피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구도와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와이 자매지 뉴스톡 (www.newstalk.kr) 박용석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