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전문사이트 휴일 낚시거리로 과대피해

포탈검색 1위 오르락내리락...전국적 ‘수모’

▲ 이상윤 수원시장안구청장
일부 몰지각한 인터넷언론의 무차별 보도가 도박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상윤 수원 장안구청장을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의 성격과 죄질에 비해 심하다할 만큼 전국적으로 엄청난 질타와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구청장의 기사가 인터넷 뉴스로 뜨기 시작한 것은 현장검거 다음 날인 8월15일 월요일이다. 이 구청장이 8월13일(토) 오후 10시30분부터 이날 밤 12시40분까지 약 2시간10분여 동안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에서 판돈 190만원을 걸고 지인 5명과 카드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현장에서 적발됐다는 자료를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내면서 시작됐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일부 지역 언론에서 사건개요만 기사화 된 정도였다. 구청장이 도박을 했다하니 충분히 기사는 됐다. 하지만 그 규모나 정황이 단신에 불과한 기사였고 실제로 그렇게 처리됐다.

경찰이 밝힌 사건요지를 봐도 충분히 입증된다. 경찰은 “이 구청장을 포함한 이들이 말복을 맞아 저녁식사 후 도박한다는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적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구청장 이에 "말복을 맞아 친목 차원에서 카드게임을 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공직자로서 도의적 문제가 가장 큰 듯이 보였다. ‘상습도박’ 또는 ‘거액도박’이 라는 단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따라서 언론의 큰 관심거리가 될 만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인터넷언론의 무차별 낚시질에 걸리고 말았다.

광복절을 맞아 연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직자의 도박혐의는 N사를 비롯한 인터넷언론사의 레이더망에 걸렸고 먹잇감으로 충분했다.

사무실이 서울에 있는 이들 매체들은 현장확인 취재보다 ‘배껴쓰기’ ‘퍼나르기’를 해댔다. 휴일 특별한 사건사고도 없는 마당에 이 구청장의 사건은 큰 먹이거리였던 셈이다.

경쟁하듯 기사화하기 시작한 대부분의 매체는 연예기사를 전문으로 하는 일명 낚시전문 인터넷매체들이었다. 흥미위주기사로 네티즌을 낚시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 매체는 사건의 무게감이나 사실성을 떠나 이슈가 되겠다 싶으면 마구잡이식으로 기사화하는 매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이 이렇게 달려드는 것은 모두가 돈 때문. 많은 네티즌들을 자신의 홈페이지로 끌어들여야만 수익이 생긴다. 들어오는 만큼 광고클릭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연예기사 등 흥미위주의 기사를 마구잡이식으로 게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구청장 역시 바로 그 먹잇감으로 타깃이 되고 말았다. 유명포탈의 인기검색어에 진입하면서 또 다른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됐고 새로운 기사가 또 다시 뜨고 내려가고가 반복됐다. 게중에는 이미 인기검색어가 된 ‘수원구청장도박’에서 단어를 변경해 가며 새로운 검색어를 인기순위에 올려놓는 등 15일 지속적으로 기사를 썼다.

사건발생 이틀 후 16일 업무가 시작된 후에도 휴일동안 있었던 사건사고로 이슈화 돼 결국 공중파에서도 이 사실을 소개했고 사건은 일파만파 커져 버리고 말았다.

여기에 한 포탈에 소개된 이상윤 인물소개란도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포탈검색창에 ‘이상윤’을 치면 연예인과 함께 이상윤 구정창의 사진이 뜬다.

문제는 이 구청장이 기초단체장으로 소개돼 있다. 이 구청장은 임명직 구청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탈 인물 소개란에는 기초단체장으로 돼 있다. 타 지역 네티즌이나 언론사에서 봤을 때 선출직 구청장(서울 경우)이 도박을 했다고 하니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된 이유가 되기에 충분했다.

사실 언론의 입장에서도 선출직 구청장이라면 그만큼 기사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따라서 가라앉던 기사는 또 다시 쓰여 지고 기사화 된 만큼 이슈화 돼 갔다.

휴일이 끝난 16일(화) 수원시는 발칵 뒤집혔다. 휴일동안 검색순위상위를 달렸을 뿐만 아니라 아침뉴스에 거론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곤란한 여론상황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수원시의 명예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됐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결국 대기발령 지시를 내렸고 현재 진행 중인 경찰과 검찰 조사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 가능성도 있다는 강공으로 여론의 열기를 식힐 수밖에 없었다.

수원시민의 반응도 이 구청장에 대해 동정의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장안구 한 구민은 “현장취재도 하지 않은 일부 인터넷 매체의 횡포가 수원시는 물론 이 구청장에게 지나치게 피해를 줬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현재 수사결과에 따른 징계를 기다리고 있어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