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1일 수원화성이 세계 연극의 무대가 된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 참석하는 진주오광대보존회의 ‘진주오광대’의 굥연 모습

국내외 35개 극단 행궁, KBS아트센터 등 5곳서 공연

제15회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13일부터 21일까지 9일 동안 화성행궁, 화홍문, 장안공원, KBS수원아트센터, 수원청소년문화센터 등 5개 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연극제에는 이탈리아, 프랑스, 몰도바, 일본 등 4개 나라 5개 해외 극단이 초청되고 국내 15개 극단이 수원에 모인다.

진주오광대보존회, 놀이패한라산, 마당극단 좋다, 놀이패 한두레 등 전국을 대표하는 전통, 또는 창작 마당극 15개는 장안공원 성곽무대에서 매일 밤 질펀한 놀이판을 벌인다.

9일 동안 화성 성곽 등 수원 시내 전 지역에서 열리는 연극제를 5개 주요 무대를 중심으로 알아본다.

◇화성 행궁광장
13일 저녁 여민광장에서 이번 연극제 시작을 고하는 축원행사가 열린다. 7시 30분 식전행사에 이어 8시 개막식이 있고 8시 30분 개막 공연 막이 오른다.

개막 공연은 극단 노리단의 거리극 ‘고래의 꿈’이 장식한다. 이상향을 의미하는 고래를 찾아 떠나는 바다 속 판타지가 행궁 넓은 광장에서 시민 배우들이 참가해 함께 놀며 연기하며 연극을 만들어 간다.

가족 단위로 선발한 연극 참가 시민 100명이 물고기 오브제를 들고 용궁처럼 배경이 된 행궁 마당에서 바다 속을 유영하는 장관이 연출된다.

15일 밤에는 조원고등학교 연극부가 아버지 유산을 둘러싸고 벌이는 다툼을 통해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하는 ‘아비’, 16일은 자혜학교 정신지체학생들이 만드는 ‘오즈의 마법사’가 각각 신풍루 무대에 오른다.

17일은 프랑스 극단 까르나비에가 화려한 불꽃과 다양한 조형물을 동원한 퍼레이드극 ‘이미지 조각들’로 행궁 광장을 밝힌다.
18일에는 버드내실버연극동아리 슈퍼스타가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의 갈등을 그린 ‘할머니는 외계인’, 19일은 천일초등학교 어머니인형극단 울림이 욕심 많은 부자와 착한 머슴의 권선징악 스토리 ‘똥벼락’으로 어린이에서 어른까지 눈물과 웃음을 선사한다.

연극제 마지막 날인 21일은 이탈리아 극단 TTB의 ‘알바트로스’가 거리극으로 연극제 폐막의 아쉬움을 달랜다. 미녀를 사이에 두고 악마와 알바트로스가 벌이는 추격전이 행궁 광장을 가득 채우는 음악과 갖가지 묘기로 생동감 있게 표현된다.

◇KBS수원아트홀
개막일인 13일 일본의 인형극단 부스비자가 ‘소리 소리 소리/엄지동이’를 공연한다. 일본 전래동화를 소재로 한 인형극으로 쓸쓸하게 사는 노부부에게서 태어난 손가락 크기만 한 아이가 자라며 겪는 모험을 인형과 소리로 표현한다.

14일에는 수원을 연고로 하고 있는 극단 성이 세계적 문호 안톤 체홉의 ‘곰’을 올리고 18일 몰도바 극단 외젠 이오네스코가 ‘마드리드의 마지막 밤’에서 피카소의 여인 자클린을 소재로 인간 내면의 모습을 그려낸다.

20일에는 극단 작은 신화의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으로 2인극의 진수를 보여주고 21일은 이탈리아 라카프라 발레리나의 인형극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폐막일을 장식한다.

◇수원청소년문화센터
14일 한국교사연극협회 교극이 ‘원미동 사람들’로 교권이 상실되고 공교육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요즘 교육의 나가야 할지 방향을 제시한다.

16일에는 현대인형극회가 국악 인형극 ‘덩덩쿵더쿵’으로 엿장수가 아름다운 우리 소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며 동요와 춤으로 흥겨운 놀이마당을 선사한다.

21일은 시민연극제작소가 ‘일장춘몽 화성야화’를 공연한다. 시민연극교실로 시작한 시민연극제작소는 연극을 사랑하는 일반 시민이 뭉쳐 만들어진 단체로 이들의 열정이 어떻게 무대에서 표현될지 관심이다.

◇화홍문 홍예무대
홍예무대는 화홍문 수원천 물 위에 만들어진 가설무대. 이곳에서 14일 극단 골목길이 ‘오이디푸스왕’, 16일 극단 몸꼴의 ‘리어카 뒤집어지다’, 18일 공작소 365의 퍼레이드 거리극 ‘앨리스’, 19일 체험예술공간 꽃밭의 퍼포먼스 ‘종이창문’, 20일 극단 송마루의 넌버벌 뮤지컬 ‘토생전’이 각각 공연된다.
홍예무대를 장식하는 이들 5개 극단은 모두 국내 초청극단으로 그동안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아온 수작을 무대에 올린다.

◇장안공원 성곽무대
화성의 아름다운 성곽을 배경으로 한 무대에서 14일부터 20일까지 15개의 마당극이 벌어진다. 전통 마당극과 창작 마당극이 한 무대에 오르면서 마당극의 현대적 경향을 볼 수 있다.

진주오광대보존회의 ‘진주오광대’가 초대됐고 김명자의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도 볼 수 있다. 극단 연극촌 사람들이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를, 천하제일극단 걸판이 ‘이 연사 외칩니다’를 각각 들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