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외면을 받는 이유는?

▲ 박용석 정치부장
지난 19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외교 등 다른 것은 잘하는데 정치를 잘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밤 12시에 자고 새벽 4시에 일어나면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국민에게 전달이 안 되는 원인은 대통령이 정치를 잘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권을 멀리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노력과 성과에 비해 그 평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홍 대표의 발언엔 일리가 있으며 청와대에서도 새겨 들을만하다.

역대 대통령 중 이 대통령처럼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일을 한 사람도 드물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괄목할 만큼 성장시켰다. 금융위기를 그 어느 나라보다도 성공적으로 극복을 했고, G20 의장국이 되어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50년대 이후 일본과 중국만이 성공한 ‘세계 10대 무역대국 진입’이라는 쾌거도 이명박 정부가 이뤄낸 일이다.

민생과 양극화 해소에 있어서도 이 대통령의 업적은 눈에 띤다. ‘지니계수’나 ‘소득5분위배율’ 같은 양극화 척도를 보면 참여정부시절 가속화된 양극화 추세는 이명박 정부 들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양극화 주범”이라는 야권의 주장은 적반하장인 셈이다.

일자리도 매년 35만개씩 꾸준히 새로 창출되고 있고, 특히 참여정부 시절 급격히 낮아졌던 정규직 비율도 이명박 정부 들어 다시 높아졌다. 공공근로 같은 임시방편이 아닌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 차이도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이며 서울과 지방간의 주민소득은 이미 역전을 했다.

취임 3년 만에 한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성과다.. 그러나 홍 대표의 말처럼 이 대통령의 그러한 성과는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 대통령은 경제를 망치고 서민을 곤궁에 빠뜨린 ‘민생파탄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의문의 열쇠는 한 친이매체 청와대 출입기자의 넋두리에서 찾을 수 있다. 그 기자가 평소 다른 매체의 기자들로부터 “그런 식으로 대통령을 옹호해서 어떻게 매체가 유지되냐”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말인즉슨 대통령을 비판해야 여권에서 관심을 갖고 입막음용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대통령과 정부를 옹호하는 매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나 경영자체가 어려워진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를 옹호하고 잘못된 비판에 맞서 줄 언론이 어찌 존재할 수 있을까?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친이매체는 문을 닫거나 변절을 한 상태다. 최근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 친이 커뮤니티 사이트도 서버비가 밀려 사이트가 폐쇄위기에 처했다며 회원들의 후원을 바란다는 절박한 공지를 올렸다. 언제 문을 닫을 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국 여권 스스로가 자신을 대변해 줄 매체와 지지세력을 붕괴시키고 안티를 키웠다는 의미다. 대통령과 정부를 옹호하는 매체는 외면 속에 말라 죽고, 대통령을 비난하는 매체만이 여권의 관심과 대접을 받으니 너나 할 것 없이 정부를 비난하는데 몰두하게 된 것이다. 상황이 그럴진대 대통령의 업적이 어찌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겠는가!

짧은 기간 동안 그 어떤 정권도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 놓고도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받으며 정치권의 왕따가 되어버린 대통령과 청와대... 그 까닭은 지금 정부를 옹호하는 인터넷 매체가 얼마나 있는지를 둘러본다면 답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