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대호 기자

요즘 화성시에서는 때 늦은 시정설명회가 한창이다.

시정설명회는 한 해 시정운영 방침을 시민에게 설명함과 동시에 시민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년 초에 열리는 것이 관례이지만 올해는 국가 재난수준의 구제역으로 인해 연초개최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화성시는 늦었지만 시민들의 진솔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시정 운영방향을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시민과 소통하는 화성시를 만들기 위해 시정설명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동탄신도시 지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정설명회에 착수했다. 시는 오는 20일까지 화성시 관내 23개 읍면동 순회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으로 이미 절반 이상 지역에서 설명회를 마쳤다.

하지만 이번 시정설명회에 참석했던 시민 대다수는 탐탁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을마다 각종 건의사항 등을 비롯한 현안을 들고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무엇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이 없는 이유에서다.

시민들은 “설명회를 통해 건의와 답변을 주고받으며 현장에서 해결여부를 확인했던 예년의 시정설명회가 아니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단체장과 시의원들의 잘못된 행·의정에서 비롯된 재정난에 대한 현직 인사들의 변명, 그리고 현실과 동떨어진 교육에 대한 이상(理想) 뿐이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기자도 모 지역 설명회장에 참석했다. 채인석 시장은 스스로를 화성시장이 아닌 화성시 대표사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민과 함께하는 현장행정·소통행정’을 강조했다.

하지만 현안해결을 요구하는 주민의 질문에 대한 준비는 부족했다.
한 시민이 끝내 세워지지 않은 목리초등학교 설립에 관한 물음표를 던졌지만 시장은 2012년 혁신교육지구 지정 등 교육에 대한 철학과 원대한 꿈만 장황하게 늘어놨다.

설명회 자체가 교육에 대한 장밋빛 미래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당장 눈앞에 놓인 민원은 논외로 밀렸다. 양방향 소통을 위해 마련된 시정설명회는 일방통행이 돼 버렸다.

큰 틀에서의 교육에 대한 채 시장의 꿈과 이상은 높이 살만하지만 현실성과 현장감은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화성시와 채 시장에게 당장 주민들의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주는 현실행정이 요구되는 대목이다.